현장 스틸
일명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그린 영화 '아이들…'이 개봉을 앞두고 영화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이들…'은 2006년 공소시효 만료로 끝내 미해결 상태로 종결된 1991년 대구 개구리소년실종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실화극. 내달 17일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제작사 누리픽쳐스 이용호 대표와 엄주영 피디를 만나 제작 과정에 숨겨진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실종된 아이에게 군 입대 신검 통지서 나와… "제대로 만들어야겠다" 다짐
개구리소년실종사건은 앞서 영화화된 두 미제 사건과 달리 실체가 없는 사건에 가까웠다. 피해자가 속출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범인이 누군지 모를 뿐 범인의 존재 자체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형호군 유괴사건 역시 한 아이가 유괴된 뒤 범인이 돈을 요구하는 등 손에 잡히는 무엇인가 있었다.
하지만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그 어떤 단서도 없었다. 하루 아침에 5명이 아무런 흔적없이 사라졌다 무려 11년 후 유골이 발견됐다. 이 대표는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가장 환장할 일"이라며 "신발 하나 발견된 게 없었으니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경찰도 맥이 풀렸을 법하다"고 말했다.
부모님을 만나면서 영화를 만들어야 겠다는 마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이 대표는 "영화화하기 위해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영화 '아이들…'의 초점은 부모님들의 마음이 됐다"며 "나중엔 부모들도 '영화를 꼭 만들어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사라진 다섯 아이 중 한 아이는 군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를 받으라는 통지도 받았다고 하더라.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제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곤 했다"고 전했다. 엄 PD는 "다섯 부모가 지금은 울 힘도 안 남아 있는 상태"라며 "신체검사 통지서 얘기를 농담처럼 웃으면서 말하는데 듣는 사람은 더 슬프고 짠했다"고 말했다.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 왜 이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지 고심했다."(엄주영 PD)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는 제작과정에서 조심스런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다. 특히 비극적인 일을 다룰 경우 그 부담감은 배가 된다. 엄 PD는 2년 전 프로젝트를 맡아달라는 제작사의 제안을 받고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엄 PD는 "처음 연락 왔을 때는, 참여 여부를 떠나 정말 순수하게 시나리오가 보고 싶었다"며 "이 미궁에 빠진 사건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놨을 지가 너무 궁금했다"고 회상했다. [BestNocut_R]
당시 시나리오는 기대 이상으로 잘 정리돼 있었다. 하지만 막상 합류하려니 겁부터 덜컥 났다. 욕심은 났지만 용기가나지 않았다. 엄 PD는 "내가 이 사건을 감당해낼 수 있는지, 또 이 사건이 왜 영화화되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 없이 했다"며 그만큼 신중을 다한 작품임을 내비쳤다.
또 엄 PD는 "아이들이 사람들 기억 속에 잊혀지지 않았으면 했다"며 "그게 부모들의 마음이었고 또 우리의 마음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랬기에 더욱 잘 만들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전대미문의 미제사건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관객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그냥 스쳐지나가면 아이들에게 미안할 것 같았다"며 '아이들…'이 지닌 특별한 흥행의 의미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