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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못봐도 맞았었는데…", 학생인권조례 시범학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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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시험 못봐도 맞았었는데…", 학생인권조례 시범학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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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는 시험만 못봐도 맞았었는데 이젠 아니예요"

    체벌금지와 두발자유 등을 담은 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지난 5일 공식 선포돼 내년 3월부터 경기지역 모든 학교에서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현재 학생인권조례를 시범 실시하고 있는 학교를 6일 찾아가봤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청명고등학교. 전체 48개 학급, 총 1천650여 명이 재학 중인 이 학교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지난 3월1일 학생인권조례 시범학교로 지정됐다.

    오는 2012년 2월28일까지 시범학교로 운영될 이 학교에는 다른 학교에서 매일 아침 흔히 볼 수 있는 교문앞 학생지도가 없다.

    적발 위주의 교문 지도 대신 교실 내 생활인권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경기도교육청의 방침에 따른 것인데 학생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는게 학교 측 설명이다.

    이 학교 조도연 교장은 "조례 시행 이후에는 선생님 대신 학생회 임원들이 교문지도를 했었는데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아이들을 붙잡아 놓으면 자존심이 상할 수 있어 아예 없앴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두발 길이도 자유로운 편이었다. 완전한 자유는 아니지만 여학생들의 경우 귀 밑 5cm로 제한하던 머리를 어깨선까지 기를수 있도록 했다.

    남학생들은 스포츠형 머리만 가능했지만 지금은 단정하게만 하면 별다른 규제는 없는 상태다. 실제 청명고 여학생들은 머리를 길러 묶기도 했고, 남학생들은 구렛나루를 기르기도 했다.

    야간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의 경우도 3학년을 제외하고는 희망서를 받아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도록 했다. 참석률은 80% 정도 된다는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체벌은 지난 5월 학생회 회의를 통해 '학교생활.인권규정'을 정해 훈계와 학교 내 봉사(7일 이내), 사회봉사(7일 이내), 특별교육이수(7일 이내), 퇴학처분 등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특히 청명고는 이같은 학내 규칙을 학교에서 정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정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조도연 교장은 "인권조례 시범실시 이후 학생들이 지난 5월 학생회 회의를 통해 세부적인 학내 규칙을 정했다"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규칙을 정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강제할 때보다 더욱 잘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청명고 3학년 정우람 학생은 "학생들인 우리가 봐도 혼나야 할 학생은 선생님으로부터 훈계를 받기도 한다"면서 "작년에는 시험만 못봐도 맞았었는데 이젠 그런일은 전혀 없다. 학교 다니기가 예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명고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기 까지는 시행착오도 있었다. 시행 초기 일부 학생들이 조례 시행 취지를 잘못 이해해 무조건적인 자유를 주장하기도 했다는 것.

    인권조례가 시행된 이후 이 학교 1학년 남학생이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담임 교사로부터 체벌 대신 반성문 작성을 요구받자 교감을 찾아가 "왜 두발을 규제하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에 교감 선생님은 해당 학생에게 "학생들이 직접 규칙을 정했으니 그에 따라야 하지 않겠냐"고 하니 스스럼없이 돌아갔다고 한다.

    조도연 교장은 "학생인권조례는 모든 것을 풀어준다는 의미가 아니다"면서 "학생들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지키도록 하되 그에 따른 책임을 지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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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교장은 그러면서 "조례의 취지만 잘 전달된다면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돼도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는 체벌금지와 강제 야간자율학습.보충수업 금지, 두발.복장의 자유, 특정 종교행사 참여 강요 금지, 대체과목 없는 과목 수강강요 금지 등 학생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조항들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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