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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 역사가 빅스의 대작 '히로히토' 출간

 

[BestNocut_R]미국의 하퍼콜린스출판사(Hapercollins Publishers)가 2000년 9월 출간한 '히로히토와 현대 일본의 형성'(Hirohito and the Makingof Modern Japan)은 저자인 일본 근현대 연구자 허버트 빅스(Herbert P. Bix)에게 여러 가지 영예를 안겼다.

이듬해 이 책은 퓰리처상 논픽션 부분 수상작으로 결정됐는가 하면, 같은 해에 1938년생으로 6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인 빅스에게 처음으로 교수라는 직책도 가져다줬다.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 대학원 교수에 임용된 것이다. 2002년에는 '쇼와천황'(昭和天皇)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어 번역본이 나오고, 2004년 1월에는 중국 신화출판사(新華出版社)라는 곳에서는 '진상:유인천황과 침략전쟁'(眞相:裕仁天皇與侵略戰爭)이라는 제목으로 중국어 번역본이 선보였다.

이 책이 국내에서도 '히로히토 평전, 근대 일본의 형성'(삼인 펴냄)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완역됐다. 영어 원서가 장장 800쪽에 달하며 이번 완역본 또한 944쪽에 이르는 이 책은 부피만큼이나 내용 또한 가히 대작이라 부를 만하다.

이 책이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결정된 직후인 2001년 4월 국내 한 일간지 서평을통해 이 책을 소개한 적이 있는 일본 근현대사가 박환무씨는 "히로히토의 전쟁 책임을 일본의 전쟁책임 전체 속에서 균형있게 자리매김했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즉, 방대한 자료 섭렵을 통해 빅스는 히로히토가 종전 이전에 군부나 우익에 허수아비처럼 시종일관 끌려다닌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모든 정책 결정에 깊이, 그리고 최종적으로 관여한 절대군주였음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박환무씨는 그 중국어 번역본 제목 '진상:유인천황과 침략전쟁'이 이 책의 성격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저자에 의하면 종전 후 일본 우익과 미국은 암묵적인 공조하에 히로히토가 유약하고 유명무실한 천황이었다는 가면을 씌움으로써 태평양전쟁 책임에서 그의 이름을지우려 했지만 실제의 히로히토는 냉혹하고 잔인한 군주였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히로히토가 태어날 때 전제군주로 길러졌고 태평양전쟁에서도 누구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따라서 전쟁책임에서 히로히토는 결코 면죄부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히로히토는 중국 현지 관동군이 상부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만주에서 공격적인 준동을 하는 것을 눈감아줌으로써 만주사변을 용인했으며 1930년대에 이르러전황이 일본에 불리해지자 독가스 등의 화학무기 사용을 재가하기도 했다.

나아가 육군 강경파인 도조 히데키를 육군대신으로 삼는 것을 용인했으며 개전에 대한 국제법조차 어기면서 하와이 진주만 공습을 주도했다고 강조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투하로 일본이 무조건 항복할 즈음에도 히로히토가걱정한 것은 신하도 백성도 아니고 국체(國體)를 상징하는 3종 신기(神器:거울.칼.옥구슬)와 황조황종(皇祖皇宗)의 후손인 자기 자신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3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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