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삼
"송승헌, 주윤발보다 더 귀엽고 발랄한 느낌이었다."
영화 '무적자'의 원작이자 홍콩 누아르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영웅본색'의 오우삼 감독이 원작에서 주윤발 역할을 소화한 송승헌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오우삼 감독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내한기자회견에서 "주윤발이 영웅적이고 남성적인 모습이 있는데 그 부분은 비슷했다"며 "또 송승헌이 (주윤발보다) 좀 더 귀엽고 발랄하게 표현된 것 같다"고 비교 평가했다.
오 감독은 송승헌 외에 다른 주연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오 감독은 "'무적자' 출연 배우 4명 모두 훌륭하다. 진정한 감정을 잘 표현하면서도 각각의 개성을 살렸다"며 "가능하다면 모두 함께 일을 하고 싶지만 굳이 고르라면 주진모, 송승헌, 김강우를 인상적으로 봤다"고 밝혔다.
이번 '무적자'의 총 프로듀서로도 참여한 오우삼 감독은 작품 자체와 연출을 맡은 송해성 감독의 능력도 높게 평가했다. 원작인 '영웅본색'과 전혀 다른, 새로운 영화가 탄생했다고 기자회견 내내 강조했다.
'영웅본색'이 홍콩의 중국반환을 앞두고 당시 혼란스러웠던 시대상을 반영했다면, '무적자'는 남북분단의 현실을 끌어들였다. '무적자'는 탈북한 뒤 남한에서 '더 나은 미래'(영제 A Better Tomorrow)를 꿈꾸는 형제를 그렸다. 오 감독은 이같은 설정을 특히 마음에 들어했다.
오 감독은 "'영웅본색'은 사람의 진정한 감성을 다루는 영화다. 형제, 친구 그리고 형제와 친구를 위해 희생하는 정신이 담겨 있다"며 "그간 많은 (리메이크) 제의가 있었지만 모두 순수한 액션영화로만 그리려고 했다. 송해성 감독만이 감정에 충실했고, 새로운 느낌까지 담고 있었다"고 칭찬했다.
또 그는 "'무적자'는 영화 전체 중심을 형제의 감정 속에 뒀다는 점에서 굉장히 놀라웠다"며 "특히 형제가 북한에서 왔다는 설정이 너무 좋았다. 형제가 더 충돌하고, 더 진한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장치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영웅본색'에서 형제애를 더 깊이 다루지 못한 아쉬움을 '무적자'가 대신해줬다고 연신 극찬했다.
오 감독은 '무적자'가 '영웅본색'과는 전혀 다른 영화이길 바랬다. 때문에 총 프로듀서로서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무적자' 제작 과정에 있어 어떤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 감독 스타일을 존중하고 싶었고, 송 감독만의 새로운 작품으로 창작되길 기대했고, 결과물은 그 기대에 100% 이상 충족했다. [BestNocut_R]
오 감독은 "원작은 형제보다는 우정에 중심을 뒀는데 송 감독이 제가 못했던 형제애를 잘 묘사했다. 거기에 송 감독의 인생관, 개인적인 감정들을 영화안에 잘 녹여냈다"며 "리메이크라고 하지만 완전 새로운 영화를 보는듯 했다. '무적자'를 보는 동안 '영웅본색'이란걸 잊을 정도였다. 너무 성공적"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깊은 상처와 오해로 어긋난 네 남자가 배신과 음모에 휘말려 예상치 못한 결말로 치닫는 한국형 액션 느와르 '무적자'는 16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