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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나를 알고 나면 '홀가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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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핫플레이스] 국내 최초 심리카페 '홀가분' 오픈…신개념 치유 공간 기대

    최근 우울감, 답답함,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심각한 정신적 질환에 시달려 전문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물론, 정신과나 전문상담기관을 찾아갈 정도는 아닌데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고 싶고 한 번쯤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은 ‘치유’의 욕구들이 여러 개인들의 내면에 차오르고 있다.

    이같은 욕구들을 반영해 사회 곳곳에 ‘치유 바이러스’를 퍼트리고자 하는 국내 최초의 심리카페 ‘홀가분’이 지난 24일 서울 압구정동에 문을 열었다. 이 카페는 마인드프리즘 이명수 대표(CEO)와 정신과 전문의인 정혜신 박사(마인드프리즘 CCO)가 수년간의 심리 컨설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계한 신개념 ‘치유 공간’이다.



    ‘홀가분’ 오픈 이틀째, 2층 갤러리에서 이명수 대표와 정혜신 박사를 만났다. 두 사람 모두 마음의 홀가분한 상태를 상징하는 각각 흰색, 푸른색의 구름 모양 배지를 한 쪽 가슴에 달고 있었다. 카페를 소개하는 정혜신 박사의 첫 마디에 마음이 개운해질 수 있다는 작은 기대와 함께 치유에 대한 생소한 궁금증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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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가분' 대중적 치유 공간으로

    “치유의 궁극적인 목표는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상태’라고 해요. 자기를 알고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깨닫게 되면 사람은 마음이 홀가분해집니다. ‘행복하다’, ‘편하다’ 라는 마음은 무언가를 얻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군더더기가 많아진 나 자신을 떼어놓았을 때 홀가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카페는 자신의 심리적인 한 부분을 깨닫고 짐을 내려 놓고 갈 수 있는 곳이죠”

    ‘심리 기획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명수 대표는 많은 대중들이 치유적인 경험을 맛보길 바랐다. 지난 6년간 정신 건강 컨설팅 기업 마인드프리즘(주)을 운영해온 이 대표에 따르면, 그간 주로 기업의 임원들을 상대로 1대 1 집중 상담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이를 경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이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고, 심리 치유를 실질적으로 대중화하기 위해 2년 간 고민을 거듭했다.

    “개인들의 치유적인 욕구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를 대중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확산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온, 오프라인으로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는데 카페는 그 일환입니다. 이곳을 찾은 분들에게 차를 마시며 수다도 떨고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마음이 조금이라도 개운해질 수 있고, 홀가분 질 수 있는 하나의 큐(cue)가 제공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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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적 자극 등을 통해 치유의 단서 제공

    홀가분 카페는 지하 1층, 지상 1층의 구조로 돼있다. 지상 1층에 들어서면 입장하는 손님들이 모두 당일 심리 상태 체크해 볼 수 있다. ‘오늘의 기분지수’를 체크하고 나면 활기, 행복, 평온, 분노, 불안, 우울, 혼란 등 7가지 기분 아이콘 가운데 하나를 받게 된다. 또한, 소규모 갤러리 공간이 있어 그때그때 열리는 여러 치유 관련 전시회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심리적으로 샤워를 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지하 1층 카페로 가서 기분 아이콘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치유 프로그램을 추천 받거나 혹은 선택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 정혜신 박사 등 전문가 스텝들은 자신의 역할에 맞게 적절히 손님들의 프로그램에 개입을 하거나, 스스로 치유적인 단서들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대표는 바로 이같이 인간 내면에 원래부터 존재하는 치유의 힘을 강조한다.

    “여기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의 개발 모토가 ‘모든 인간은 치유적 존재다’ 입니다. 사람마다 그 안에 치유적 요소들이 다 들어가 있다는 것이죠. 나는 모르지만 나의 존재나 행위로서 누군가의 삶의 멘토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카페는 상담을 해주거나, 치료를 해주는 곳이 아닙니다. 여러가지 예술적인 장치들과 자체적으로 개발한 치유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사람들이 자기 복원, 즉 치유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곳이죠”

    ◈ 우리나라 치유를 위한 공간 희박해

    최근 국내에서 정신과나 전문 상담 기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정신과 치료에 대한 선입관이나 부담감이 여전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 뿐 아니라 치료와 치유에 대한 구분도 아직 대중들에게 명확하게 정립돼있지 않아 ‘치유’로 가는 길이 아직 낯설고 좁다. 이에 대해 수십년 간 정신과 전문의로서 살아온 정 박사의 고민은 남달랐다.

    “우리나라에는 약물을 처방하고 있는 정신과들이 90% 이상으로 과도하게 많은 편이에요. 사실 약으로 콘트롤하지 말아야되는 많은 심리적인 문제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풀어내고 해결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너무 부족해요. 하지만 사회적으로 치유를 원하는 사람은 상당히 많고, 그런 불균형에서 떠안게 되는 비용, 개인의 비용이나 고통이 너무나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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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문에 홀가분에서는 다양한 예술적 자극제나 환경을 치유 프로그램에 활용한다. 수입의 절반 이상을 예술적인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는데 쓴다는 이 대표는 수년 째 새로운 방식의 예술적 치유 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쏟고 있다. 홀가분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치유 프로그램들에 대한 아이디어들도 이로부터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어떠한 공간과 그 안에서 입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치유적인 공기들, 숨을 쉴 수 있는 심리적인 설계들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예술은 그 자체로 치유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시 처방의 경우, 12000편의 시 중에서 500편을 골라 심리 검사 결과에 맞게 싯구절을 뽑아서 알려주는 것인데요.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 마인드링이라는 그림 처방, 음악 처방, 북 처방, 영화 처방, 공간 처방, 사람 처방 등이에요”

    ◈우리 사회의 과도한 당위 부과, 치유가 절실한 개인들 만들어

    이 대표에 따르면, 첫 오픈일에 카페를 찾았던 한 모녀는 치유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한다. 심리 게임을 하면서 자기 안에 있던 무언가가 그 순간 강렬하게 자극이 된 것이다. 눈물은 '건강한 불편함'일 수 있다는 게 정 박사의 말이다. 이처럼 알 수 없는 무기력증, 답답함, 불안감이 커져가면서도, 직접적으로 자신과 대면하기를 불편해하거나 낯설게 느끼는 개인이 많다. 그럴 수록 치유는 더욱 갈급해지고 있다. 그 병적인 현상의 원인에 대해 정 박사는 우리 사회가 한 개인에게 부과하는 과도한 '당위'를 이야기 한다.

    “우리 사회에 많은 게 필요하지만 치유가 정말 필요한 개인이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개인마다 다르지만 공통적 특성이라고 본다면, 우리 사회는 한 개인에게 부과하는 당위가 과도하게 많다. 모름지기 학생이라면 이러해야하고, 가장이라면 이래야하고, 숙녀라면 이래야 한다는 당위들...그 당위 안에서 자기성이 자꾸 억압되고 한동안 그렇게 살다보면 이안에서 자기성을 주장하고 싶은 무의식적인 방향과 당위적 고통을 받는 내가 내면에서 섞이게 되죠. 그렇게 되면 결국 혼란에 빠지게 돼요. 이러한 것들이 다시 자아로 돌아가는 과정을 힘들게 만들죠. 정신의학에서 자기로부터 멀어지면 병이 난다고 해요. 내가 나로 살아가는 것이 힘들어질수록 인간은 본질적으로 병이날 수 밖에 없어요”

    ◈모든 사람에게 존재하는 '마음'을 인정하는 치유적 사회돼야

    치유가 된 사람, 건강한 자아로 회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 박사는 ‘마음’을 강조했다. 사람의 마음을 향한 꿈 그것이 홀가분의 꿈이기도 했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마음이 있어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민감하게 느끼면서 살 수 있는 많은 자극을 상담을 통해서든, 카페 공간이든, 스마트 폰을 통해서든 이러한 메시지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여러 통로를 통해 자꾸 알려드리고 공감을 하다 보면 우리 사회가 좀 더 치유적인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거창하고 입에 발린 말 같지만 진심이에요”

    이 대표 역시 가슴에 달고 있던 배지를 다시 한 번 만지며 치유적 개인들을 향한 그의 진심을 전했다.

    “이 공간 안에서는 같은 배지를 달고 있습니다. 누가 오든 똑같은 무게로 대접 받고, 이 공간 그렇게 심리적으로 공평한 곳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내 자신이 매우 중요한 개별적 존재라는 것,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자기애 같은 것이 생겨났으면 합니다. 그것이 바로 홀가분이 지향하는 것입니다”

    ◈정신적 공감, 심리적 유대 가진 '생활멘토' 필요

    한편, 정 박사는 생활 속에서 치유적인 건강한 자아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활멘토’를 찾으라고 했다. 즉, 부부나 연인, 동료 형제 등 수평적인 관계로서 나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 자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꼭 한 명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가 비교적 치유적일 수 있는 것은 정신적인 공감, 심리적인 유대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상적으로 풀어낼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건강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치유적 에너지를 나누어도 고갈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게 비단 저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많을 필요 없고요. 내 바닥까지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딱 한 사람만 있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혜신 박사 프로필
    - 現 마인드프리즘(주) CCO, 정신과 전문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98년,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직장인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연구한 [ADD 증후군]을 국내 최초로 제기

    저서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마음 미술관'(2007)-삼색공감(2006)-사람 VS 사람(2005)-남자 VS 남자(2001)-불안한 시대로부터의 탈출(1999)

    칼럼연재

    -한겨레 신문 '정혜신 칼럼' 2003/01~2007/02-시사저널 '정혜신의 정신탐험' 2002/03~2004/05-월간 신동아 '정혜신의 인간탐구' 200/08~2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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