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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교수 "리비아 사태, 장기화 가능성"

- 리비아 대응, 상당히 높은 수위
- 선교사 한 달 이상 구금 사례 없어
- 카다피 불편 심기, 특사 면담 거부
- 92억 달러 공사계약 취소될 위기


■ 방송 : FM 98.1 (07:00~09:00)■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외국어대 중동아프리카학과 서정민 교수

리비아 정부가 최근 스파이 활동 혐의로 국가정보원 소속의 한국 외교관을 추방했습니다. 이 때문에 양국관계가 급속도로 냉각이 되고 있는데요. 원인, 그리고 향후해법까지 중동전문가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서정민 교수 만나보겠습니다.

서정민 교수

 

◇ 이종훈> 이번 리비아의 추방조치와 관련해서 정부 당국자는 북한하고 방위산업 관련 정보 수집하던 중에 조사를 받고 추방을 당했다, 통상적인 정보수집 활동이었는데 오해가 있었다, 이런 설명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서정민> 대부분 외교관들이 어느 나라 대사관에서도 기본적인 정보 수집을 하는 것은 외교적인 관행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그런데 나라마다 외교적 관행을 적용하는 수준이 다르다고 볼 수 있죠. 리비아 같은 경우는 1969년에 쿠데타로 집권한 카다피 국가원수가 41년째 통치하고 있는, 사실상 북한과 상당히 유사한 정치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정보수집 활동에는 상당한 많은 제약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북한과 리비아의 관계는 군사적으로 또는 방위산업에 있어서 긴밀한 관계가 있고요.

또 이것은 리비아의 나름대로의 국가안보와 상당히 직결되는 문제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한 정보수집이 어느 정도 선을 넘었다고 판단할 경우 리비아와 같은 정권에서는 외교관 추방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그런 과거의 사례도 있었고 또 그럴 수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더불어 북한이나 다른 나라와의 무기 거래 관계에 있어서는 리비아의 권력의 핵심부, 즉 카다피 대통령과 아들들, 직접적으로 관계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경우 대통령이나 권력의 핵심부까지 건드리는 정보수집이 있었을 수 있고요. 대부분 중동국가에서는 현지 언론조차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측근에 대한 언론보도 자체를 금지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민감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혹시 좀 선을 넘지 않았나, 이런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이종훈> 그렇다면 우리 정부에 설명하고 달리 그 쪽에서 보기에는 그럴 수 있는 부분도 있었을 수 있다, 이런 이야기시네요?

◆ 서정민> 네, 그렇습니다.

◇ 이종훈> 과거에도 추방사례가 있었다고 이야기 하셨는데, 어떤 것들입니까?

◆ 서정민> 대표적인 것이 2008년 7월에 시작된 스위스와의 갈등입니다. 이 당시는 이번과는 사례는 다르지만 카다피 국가원수의 아들 한니발이 스위스에 가서 폭행혐의로 구속된 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리비아 정부는 상당히 강력하게 조치를 취했는데요. 리비아에 있는 스위스 외교관을 추방하는 것은 물론이고 리비아에 있는 스위스 업체들의 내부조사를 벌여서 스위스 업체 관계자들을 구속하는 이런 상황이 되면서 약 2년 동안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최근에야 외교적으로 어느 정도 실마리를 풀고 있는 이런 상황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이종훈> 그러면 우리 경우에도 그렇게 길게 갈 수도 있겠네요?

◆ 서정민> 그렇습니다. 현재 리비아의 대응의 수위를 보면 상당히 높은 수위라고 볼 수 있는데요. 우선 외교관 추방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심각한 외교적 마찰이라고 볼 수 있고요. 두 번째 한국 주재 리비아 무역대표부 외교관 3명 전원을 우리 외교통상부에 통보 없이 철수시켰다는 것은 상당히 외교적으로도 이례적인 조치라고 볼 수 있고요. 이와 관련되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선교혐의로 구금되어있는 선교사에 대해서 영사면담을 허용치 않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선교부분에 있어서 중동에서 선교가 금지되어 있지만 이처럼 한 달 이상 구금을 하고 영사면담까지 허용치 않은 경우는 사실상 한번도 있지 않았습니다.

◇ 이종훈> 그만큼 리비아 쪽에서 단단히 화가 났다고 볼 수 있는데 조금 전에 리비아 쪽에서 카다피 원수하고 가족 정보 수집과 관련해서 뭔가 선을 넘은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셨지만 다른 쪽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미국하고 이스라엘 쪽으로 정보를 유출시켰을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시 하고 있는 것으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 지요?

◆ 서정민> 직접적으로 했는지 안했는지 파악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고요. 리비아 측에서는 이렇게 개연성을 둘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지금 우리 한국과 중동의 관계가 상당히 우리 측에서 판단하기에는 좋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중동, 특히 북한과 가까운 리비아나 시리아, 예멘 같은 나라들에서 보는 한국에 대한 시각은 미국과 상당히 가까운 나라로 우리나라를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하는 정치적인 행위, 또는 외교적인 입장자체가 미국과 어느 정도 조율이 돼서 흘러가고 있다, 또 한국의 정보 수집 자체가 미국과 공조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처럼 북한과의 관계, 지금 북한의 제재와 관련해서 미국과 우리나라가 실질적으로 공조하고 있는 부분이 있고요. 또 이런 부분에 있어서 한국이 정보를 수집할 경우 이것이 미국 정보부나 이스라엘 정보부까지 연동돼서 흘러갈 수 있다, 라고 보는 게 상당히 중동의 강성국가들이 또 강성국가의 지도부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이 갖고 있는 생각이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종훈> 일반적으로 그렇게들 보고 있는 거군요?

◆ 서정민> 그렇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리비아 같은 경우는 북한과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종훈> 리비아가 북한하고 가깝고 군사적인 관계도 있다고 이야기 하셨는데 그렇다면 그동안에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어땠습니까?

◆ 서정민> 상당히 매끄러웠습니다. 특히 우리가 정치적으로는 리비아와 상당히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려웠죠. 리비아 자체가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고 북한과 오랜 가까운 관계에 있었고요. 2003년 리비아가 핵 개발을 포기하기 직전까지는 미국과 수 십 년 동안 대치상태에 있던 나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리비아와 정치적으로 좀 가깝기는 전반적인 역학구도상 어려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상당히 우리가 리비아와 교류를 그동안 큰 이상 없이 잘 해왔었는데 1970년 대 말에 첫 수주를 한 이후 현재까지 350억 달러 이상의 수주를 하고 리비아에 공사 대규모 건설을 진행해 왔었고요. 가장 대표적인 예가 리비아에 대수로 공사, 동아건설이 수십 년 동안 건설을 했었고요. 현재도 11조원, 51건의 공사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리비아와 한국과의 경제적인 교류에서는 상당히 많은 성과도 있었고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습니다만 정치적, 문화적으로는 상당히 가깝지는 않았습니다.

◇ 이종훈> 11조원 정도나 진행되고 있다고 이야기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이번일로 해서 타격을 받지 않을까요?

◆ 서정민> 상당히 심각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인데요. 15억 달러 이상의 공사 수주를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지금 현재 추가 수주를 위한 노력자체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태가 좀 장기화 될 경우 1년, 2년 내에 우리나라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92억 달러 정도의 공사계약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이종훈>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특사자격으로 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듯해요. 카다피를 비롯해서 고위직을 못 만나고 돌아왔다고 보도가 되고 있는데 특사를 카다피 원수하고 친분이 있는 사람하고 보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서정민> 그렇게도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대통령 특사로 가신 거죠. 대통령 특사의 경우 일반적인 외교적 관례에 따르면 현지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관례인데 이상득 특사는 현직 총리만 세 차례 만나고 왔습니다. 총리를 세 번 만나서 나름대로 이번사태에 대해서 해명하는 그런 자리를 가졌고요. 결국은 카다피 국가원수와 면담을 거부하면서 상당히 불편한 심기가 확실히 더 전해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실질적으로 리비아 카다피 원수와 상당히 친 리비아 인사로 분류되는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이 사실상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만큼 정치적인 관계가 가깝지는 못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이종훈> 우리 측의 노력도 부족했던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 서정민>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전반적으로 중동에 어떤 외교는 경제 중심주의적으로 흘러갔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이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취약한 부분이 아니었나, 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이종훈> 특사카드는 다시 쓰기 어렵게 된 것 같고 어떤 해법이 가능할까요?

◆ 서정민> 다시쓰기 어렵다고 보긴 어렵고요. 중동인들과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 만나서 대화로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방법이 쓰이겠지만 결국은 다시 특사 카드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현재 리비아의 어떤 심기가 불편하더라도 지금 우리상황이 상당히 심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고 대화를 통해서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고요. 이런 것으로 봤을 때는 또 다른 특사, 특히 다른 정치인이나 기업인, 또 관계자들을 통한 어떤 대표단들을 파견해서 현지에 관련된 부처, 특히 외교부 리비아 외교장관이 상당히 이번사건에 대해서 강경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하던데 이런 차원에서 현지 외교부 장관, 더 높이는 카다피 원수까지 만날 수 있는 특사활동이, 직접적인 외교활동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종훈> 마지막으로 이번 일이 다른 중동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은 없을까요?

◆ 서정민> 저는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리비아와 가까운 시리아, 시리아는 우리와 현재까지 외교관계가 없습니다. 무역관계는 가지고 있지만요. 그 다음에 수단이나 예멘, 일부 강성국가에 있어서 우리가 활동하는 데에, 또는 약간 현지국가들 끼리의 공조체제 하에서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다른 대부분 중동국가들은 이런 정치적인 상황보다 경제적인 관계를 중요시하고 있고요. 그리고 아랍국가 내에서도 국가 간의 관계가 좋은 편은 아니고 특히 리비아 같은 경우는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아랍사회에서도 방탕아라는 소리들을 정도로 카다피 국가원수가 기이한 행동을 많이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리비아와의 관계 악화가 다른 중동국가와의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주는 것은 상당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이종훈> 지금 청취자 질문이 들어왔는데요. 특사와 관련해서 경제인들 중에서 동아건설회장 대수로 공사 관련도 있고 해서 그런 분이 가시면 좀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 서정민> 물론 이상득 특사가 가실 때도 현지 리비아에서 대규모 건설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인들이 상당히 같이 많이 갔습니다. 대표단이 갔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내지 못했었는데요. 한국 분들이 한 가지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동아건설이 리비아의 대수로 공사를 하고 상당히 리비아에 도움을 주었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제가 리비아를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현지인들의 느낌은 한국이 리비아에 도움을 준 게 아니라 한국은 돈을 받고 거래를 했을 뿐이다, 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것은 경제적인 비즈니스 거래였지 한국이 리비아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 부분은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 측에서 그런 큰 공사를 해 주면서 상당히 리비아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생각하지만 현지에서 느끼기에는 돈 받고 한 일 아닌가, 이런 쪽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 이종훈>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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