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맞벌이를 하는 29세 여성이 내원한 적이 있었다.
출산휴가를 받고 일 때문에 미뤘던 라식시술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출산 후에 다시 내원하라고 돌려보냈다. 그 여성이 출산을 앞두고 있는 산모였기 때문이다.
최근에 라식·라식 같은 시력교정시술이 보편화 됐지만 그래도 정확히 모르는 지식이 많다. 임신 중에는 여성의 몸에 여러 가지 신체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면역기능, 심혈관 기능부터 우리 몸의 호르몬을 조절하는 내분비의 기능까지 신체 내에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변화는 눈에도 영향 주는데 임신 중에는 굴절 이상이 생겨 시력변화가 나타난다. 멀리 있는 물체가 평소보다 덜 보인다거나, 드물게 노안이 생긴 것처럼 가까운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이다.
이는 눈 가장 앞쪽의 각막 곡률이 변해서인데 임신 중 각막의 모양이 평소보다 약간 더 뾰족한 형태를 띄게 돼 근시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임신하면 일반적으로 부종이 나타난다.
각막에도 부종이 생겨 각막이 더 두꺼워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임신한 상태에서 라식시술을 받으면 출산 후 시력 변화가 생긴다.
라식, 라섹시술 시는 각막실질, 각막상피 부위에 상처가 생긴다. 임신 중에는 상처 회복속도가 느려 시력회복도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된다. 또한 라식시술 후 사용하는 안약도 임신 중에는 사용하기 어렵다.
시력교정시술은 시술법에 따라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까지 항생제, 소염제 안약을 사용해야 한다. 물론 처방하는 안약은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이지만 태아나 신생아에게는 미미하게나마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한 수술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도 태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임신 중에 라식,라섹시술을 고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임신 중이거나 조만간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시력교정시술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출산 뒤 2~3개월 정도 지난 후에 검사를 받고 시력교정시술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김종민 아이메디안과 원장 luka6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