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사나이
'파괴된 사나이'는 딸을 유괴당한지 8년 후 죽은 줄로만 알았던 딸과 함께 나타난 유괴범을 쫓는 아버지의 숨 막히는 추격을 다룬 스릴러.
김명민은 딸을 유괴당한 후 목사의 길을 포기하고 스스로 타락의 길에 빠지는 주영수 역을 맡았고, 엄기준은 아이들을 유괴하며 잔인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섬뜩한 살인마 최병철 역으로 스크린 첫 데뷔를 알렸다. 1일 개봉.
박철중기자(이하 박철중) 사실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 영화는 잘 보지 않는다. 보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서글픈 느낌이 오래 남아서다. 하지만 '실종된 어린이들'은 여전히 현실이고 그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무심하다는것도 현실이다. 그런면에서 '파괴된 사나이'가 사회적 관심을 모으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황성운기자(이하 황성운) 유괴를 다루고 있지만 다루는 방식은 기존 영화와는 다르다. 유괴 당한 후 남겨진 부모, 특히 아버지 김명민의 처절한 삶이 그려진다. 유괴당한 아이가 살아서 다시 부모의 품에 돌아온다는 것도 그리 흔한 설정이 아니다.
박철중 아이의 실종으로 철처히 파괴되는 아버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극중 김명민은 더구나 독실한 종교인이다. 그가 성토하는 듯한 설교장면은 신에 대한 원망으로 다가왔고 단상을 내려오면서 내뱉는 한마디 욕설은 무기력한 자신과 사회를 향해 던지는 비난으로 여겨졌다. 마지막에 공권력이 아닌 아버지가 직접 유괴범을 처리하는 장면은 현실 속 피해자들을 대신한 응징과 복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파괴된
황성운 공권력(경찰)이 영화에서 철저하게 배제된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유괴범 최병철은 김명민의 딸 외에도 다수의 아이를 유괴하고, 다수의 사람을 살해한다. 그럼에도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보이지 않는다. 우민호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밝혔지만 사건 해결 중심의 영화에선 결코 볼 수 없는 형태다.
박철중 내용의 흐름에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히 드러내버린 듯한 감독의 지략이 돋보인다. 그래서 전체적인 영화의 흐름은 군더더기가 없다. 다만 강하다고 하기엔 허전하고, 약하다고 하기엔 느낌이 무겁다. [BestNocut_R]
황성운 배우들의 연기는 예상대로 훌륭하다. 주인공인 김명민은 영화의 중심축 역할을 다한다. 연기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박철중 유괴범으로 등장한 배우 엄기준의 연기도 좋았다. 직접적인 잔혹한 장면이 없는데도 분위기와 눈빛으로 '아동 범죄자'의 '비열한 잔혹함'을 풍부하게 전달했다.
박철중 기자 작품성 ★★☆ / 오락성 ★★★, 황성운 기자 작품성 ★★★ / 오락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