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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였던 SBS ‘신동엽의 300’(이하 ‘300’).
‘300’은 상식 위주의 기존 딱딱한 퀴즈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퀴즈 프로그램을 표방했다.
특히 방송인 지석진은 지난 1월 초 직장인 300명의 속마음을 알아맞히는 퀴즈에 도전해 최종 관문을 통과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금 5,000만원을 획득했고, 녹화 당시 “5,000만원을 획득하면 함께 출연하신 분들에게 한 턱 쏘겠다”는 약속을 지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300’일까? 왜 20대부터 50대까지의 출연자를 300명으로 정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 ‘300’의 연출을 맡고 있는 임기현 PD는 얼마 전 노컷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그 이유를 밝혔다.
임기현 PD는 “이전에 주로 교양프로그램 위주로 제작해왔는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교양과 예능의 접점에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보려고 고민했다”며 “그래서 상식 위주의 기존 딱딱한 퀴즈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퀴즈 프로그램을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프로그램이 바로 ‘300’. ‘300’은 전 세대를 아우르기 위해 스튜디오에 20대부터 50대까지의 남녀 각각 75명씩 총 300명을 모은 후, 현장에서 즉석 앙케이트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퀴즈 도전자가 맞추는 방식이다.
임 PD는 “처음엔 50명을 표본으로 잡았는데 각 세대 별로 나누다 보면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 세대를 대표하기엔 인원이 작았다”며 “100명은 타사 퀴즈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과 같아 안됐고, 200명은 어중간했다. 그런데 기획 당시 때마침 영화 ‘300’이 히트하고 있어서 강한 이미지도 줄 겸 ‘300’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300’은 초반 선정성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방송 초기 재기발랄한 질문으로 파일럿에서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300’은 전문 지식이나 상식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질문으로 삼겠다는 좋은 의도와는 달리, 3회 만에 ‘센’ 질문들을 포함시켰다.
‘나는 지금 한 군데 이상 성형했다’, ‘과연 300명 중 자신의 누드 사진을 찍어본 사람은 몇 명일까’, ‘남편이나 아내가 자고 있을 때 자고 있는 얼굴에 욕 해본 적이 있다?’, ‘내 배우자의 몸매, 아직도 섹시하다고 느낀다’ 등이 그것이다.
일부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에 비하면 몇 수 아래 질문이지만 ‘300’은 지상파 교양프로그램으로서 지나치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런 논란에 대해 임 PD는 “300인을 개별적으로 모집하기에는 한계도 있고, 아무래도 각 개인보다는 관심사나 취미가 같은 부부 등 공통분모가 있는 사람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부부특집인 만큼 부부 공통 관심사로 질문 던지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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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임 PD는 “프로그램 내에서 질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심의를 거친 질문들만 방송한다”며 “전 세대를 아우르자는 프로그램의 취지, 그리고 낮 시간대로 옮긴 만큼 질문들을 더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00’은 SBS의 신년 프로그램 편성 조정에 따라 이번 달 초부터 방송시간을 월요일 밤 10시에서 일요일 낮 12시 10분으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