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24일 오후 수백명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서울 용산CGV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그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치명적인 사랑의 실체를 공개했다.
그간 언론을 통해 알려진것 처럼 '박쥐'는 뱀파이어가 된 신부 상현(송강호)이 친구의 아내 태주(김옥빈)과 치명적인 사랑에 빠진 후 남편을 살해하자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휘말린다는 내용이다.
송강호와 김옥빈의 격정적인 베드신과 노출은 예상보다 더 했고, 인간적인 고민과 고뇌도 심오했다. 치명적이고 금지된 사랑의 과정은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 긴장감을 더했다. 여기에 박찬욱 특유의 유머러스한 장면으로 쉬어가는 지점을 적절히 배치했다. 송강호는 이 역할을 위해 10kg 감량을 해야만했을 뿐 아니라 주요부위까지 노출을 감행해야 했다.
송강호는 "베드신을 위해 감량을 한 것 아니다"고 웃은 뒤 "극단적인 상황에 서 있는 신부의 모습을 생각했을 때 감량한 모습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뱀파이어 사랑이 보니 정서적인 섹시함이 더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옥빈은 "베드신 보다 충격적인 장면이 많아서 기억날지 모르겠다"고 말해 노출 그 이상의 치명적 사랑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주요부위 노출에 대해서도 그는 "자극적으로 보이지만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송강호는 "신부인 상현의 순교적 행위다"라며 "종교인에게 순교는 죽음인데, 상현은 잘못된 구원과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가장 치욕적이고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뒤 종말에 다가서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은 "관객의 입장으로 봤을 때 그 장면이 너무 자연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박쥐'에 대해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그간 말해왔다. 이번에도 그 생각은 변함없었다. 그는 "신부로서 가장 멀리 있고, 가질 수 없었던 이야기를 하다보니 '사랑'이란 감정이 나온 것"이라며 "불륜은 더 부각시키고, 사랑의 입체감을 주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BestNocut_R]박찬욱 감독은 "뱀파이어 영화보다 신부에 관한 이야기가 우선"이라며 "어떤 상황을 선택하든 딜레마 상황에서의 고민과 고뇌 등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뱀파이어가 들어오게 됐다"고 연출 배경을 설명했다. 특유의 유머러스한 장면에 대해 박 감독은 "10년 전에 생각했을 때에는 가장 유머가 없는 작품이 될 거라 예상했지만, 천성은 어쩔 수 없는지 작업하면서 장난끼가 생겼다"고 말했다.
'박쥐'는 30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