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톰 행크스 형님과 대결을 펼치게 됐다. 흥행에 실패해도 창피하진 않을 것 같다."(웃음)
죽으려고 한강에 뛰어들었다가 밤섬에 표류하는 남자 김씨(정재영)와 그를 지켜보는 은둔형 외톨이 여자 김씨(정려원)의 엉뚱한 만남을 그린 '김씨 표류기'. 당초 4월 30일 개봉을 예고했지만 '박쥐', '인사동 스캔들' 등 한국영화와의 '혈투'를 피하고, 할리우드에 맞서기 위해 5월 14일로 개봉일을 변경했다.
남자 김씨를 맡은 정재영은 7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김씨 표류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아무래도 한국 영화들과 같이 경쟁하는 것보다 외국영화와 경쟁하는 게 더 뜻깊다고 생각했다"며 "큰 작품들이 많아서 지더라도 별로 안 창피하고, 이기면 더욱 기쁠 것 같다"고 전했다. '천사와 악마'의 톰 행크스 형님과 대결을 펼치게 됐다며 농을 치기도 했다.
이날 정재영은 위트있는 말로 제작보고회 현장을 한층 여유롭게 만들었고, 웃음은 끊이질 않았다. 그는 "신선하고, 유쾌하고, 귀여웠다"며 "이렇게 좋은 시나리오가 왜 나한테 들어왔을까하고 궁금해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감독님이 착각했다고 하더라. 정진영에게 줬는데, 저한테 잘못왔다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알고 있다"고 농을 던졌다.
이에 이해준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특정 배우를 생각하진 않는다"며 "하지만 이 작품을 쓰면서는 어느 순간 재영씨의 볼멘소리가 들렸다. 저도 모르게 재영씨를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촬영 중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도 유쾌한 답변을 이어 갔다. 정재영은 "영화 뒷부분에 팬티만 입고 등장한다"며 "원래 가슴에 털이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훼손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사회를 본 개그맨 황현희가 "다 어디갔을까? 누가 그랬을까?"라고 유행어를 치자 정재영은 "아마추어 같이 그런걸 물어보세요"라고 응수했다.
[BestNocut_R]또 "영화 뒷부분 촬영 전 감독님이 팬티를 삼각으로 하자고 했는데, 정말 자신이 없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사각으로 결정했다"고 재밌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한강 밤섬에 최초로 발을 딛은 배우라고 기뻐했다.
정재영의 야생 버라이어티가 기대되는 '김씨 표류기'는 5월 14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