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화
KBS 2TV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에서 영화배우 은혜정 역을 맡은 전인화는 극 중 “30년째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밝히며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독신으로 알려진 국민스타가 누군가와 30년째 사랑을 이어오고 있다는 얘기는 현실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킬만 한 얘기다.
2일 경기도 수원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나 전인화에게 실제로도 그런 경험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전인화는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22살에 남편(유동근)을 만나, 24살에 결혼했고 그 생활을 벌써 20년째하고 있어요. 드라마 같은 첫사랑의 추억 없이 남편을 첫사랑으로 만나 결혼했지요. 그래서 극 중 상황이 공감되지 않는 면이 있어요.”
전인화는 탤런트가 되자마자 9살 연상의 선배 탤런트 유동근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이들은 동반자이자 동료로 서로에게 플러스 알파가 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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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제의를 받았을 때 남편이 좋은 기회인 것 같다며 좋아했어요. 사실 우리 나이에는 엄마의 역할로 가야 하는 것이 슬픈 현실인데 우리 드라마에서는 중년의 사랑이 중심이 되고 있잖아요. 남편도 항상 사극에서 주인공을 맡아 오다가 요즘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 한 장면, 두 장면 씩 나오는 것으로 비중이 줄면서 자기에게도 아버지로 가야 하는 날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배우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또 다음에 저도 그렇게 되면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해 줬죠. 같은 직업이라 편해요.”
여배우가 나이 먹는 일을 슬프지 않고 여유롭게 받아들이라는 남편의 이야기 덕분에 힘을 낸 그녀는 만인의 연인인 스타로 다시 돌아와 뭇남성팬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배우로 살아가는 동안 혼자 느꼈던 감정을 극 중에서 표현하다 보니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애로를 느끼게 됐죠. 배우기 때문에 갇혀 살게 되고 마음도 꽁꽁 닫고 살 게 되거든요.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까지도 그런 영향을 미치게 되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드라마에 고스란히 나오는데 그래서 공감하는 게 많지요.”
'전인화' 그리고 '은혜정'극 중 톱스타 은혜정은 어릴 때부터 집안의 가장으로 연예계에 입성해 외롭고 힘든 사춘기를 지낸다. 바로 그때 옆집 오빠 정훈(박상원)은 그녀에게 큰 힘이 됐고 서로 사랑을 나누게 된다.
“국민배우라는 삶은 남들이 봤을 때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자신에게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아내가 있는 남자기 때문에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감성적으로는 첫 사랑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는 마음을 붙잡을 수 없지요.”
이미 다른 사람의 남편이 된 첫 사랑을 저버리지 못하고 사랑에 빠진 그녀는 자신의 사랑이 불륜이 아니라고 했다.
[BestNocut_L]“우린 불륜이 아니에요. 진짜에요. 저는 오빠의 장래를 위해 다른 여자에게 보냈는데, 2년 후에 오빠가 다시 찾아왔죠. 그리고 그의 아이를 키우면서 내 남자라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지금 그 사람이 저를 자꾸 밀어내려고 해서 화가 나고 오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누구나 그런 상황이라면 저처럼 되지 않을까요?”
한 남자를 사이에 둔 중년의 삼각관계가 흥미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그녀에게 결말에 대해 물었다.
“그 결말은 세 사람이 결정지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굳이 그 남자를 뺏는다고 해도 행복해질 것 같지 않아요. 각자의 위치에서 현명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려 성숙한 결말을 내지 않을까요?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