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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장태유 감독. 그리고 박신양과 문근영의 조합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SBS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극본 이은영·연출 장태유)이 지난 4일 밤 20부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연출자와 주연 배우의 이름값에 비해 시청률은 다소 부진했지만 ‘바람의 화원’은 동시간대 방송된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돌풍과 비슷한 소재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 ‘미인도’의 흥행 속에서도 자기만의 색깔을 내며 웰메이드 사극의 또 다른 가능성을 내비쳤다.
‘바람의 화원’이 남긴 ‘바람’에 대해 짚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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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 바람’ 점화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림 이외의 정보에 대해서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신윤복.
화려한 작품들만 남기고 역사 속에서 존재를 찾기 어려웠던 신윤복은 드라마의 상상력과 만나 다시 태어났다.
‘바람의 화원’은 신윤복이 남장여자라는 파격적인 가정 하에 충분히 수긍이 갈 법한 추측 들을 덧입혀 그를 재조명했다.
드라마를 통해 미스터리한 인물에서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온 신윤복은 각 분야에 ‘신윤복 바람’을 일으켰다.
‘바람의 화원’이 방영되고 난 뒤 신윤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급속도로 높아졌고,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신윤복, 김홍도 작품 전시회에는 10만 이상의 관객이 몰려들었다.
또, 방송이 시작된 후 이정명 작가의 동명의 원작 소설 ‘바람의 화원’도 인기를 모으며 1,2 권이 각각 온라인 서점에서 주간 판매량 2,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신윤복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미인도’도 2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며 전반적으로 침체된 한국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
‘미인도’로 시작해 ‘미인도’로 끝난 한국화의 향연‘바람의 화원’은 총 20회가 방영되는 동안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들이 각각 14점과 17점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으며 신윤복의 ‘미인도’는 첫 회와 마지막 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홍도의 경우 ‘송하맹호도’를 시작으로, 신윤복과 옥신각신하다 찢어진 ‘송하취생도’, 그리고 신윤복과 같이 그린 것으로 설정된 ‘군선도’, 이어서 ‘황묘농접도’가 극초반 공개되었다.
이어 정조의 동제각화 명에 따라 그려진 ‘주막’과 ‘대장간’, ‘빨래터’와 더불어 대금을 부는 장면에서는 바위에 ‘주상관매도’가 공개되었으며 신윤복과의 화사대결에서 선보인 ‘씨름’ 등 총 14점의 그림이 선을 보였다.
그리고 신윤복은 ‘미인도’를 시작으로, 정순왕후의 귀밑에 빨간 점을 찍은 ‘기다림’, ‘춘의만원’, ‘소년전홍’에 이어 실제로 신윤복하면 떠오를 정도로 유명하고, 극중에서는 화원취재에서 급제하게 한 ‘단오풍정’ 등이 선을 보였으며, 김홍도와의 화사대결에서 ‘쌍검대무’, 그리고 마지막회에 다시 ‘미인도’가 등장하며 등 총 17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바람의 화원’은 이화여대 동양화과 이종목 교수팀의 자문과 재연 그림으로 방송 내내 리얼리티 넘치는 한국화의 향연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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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의 재발견신윤복 열풍과 더불어 신윤복을 연기한 문근영에 대한 재발견도 ‘바람의 화원’이 남긴 수확 중 하나다.
문근영은 ‘바람의 화원’을 통해 오랫동안 달고 다녔던 ‘국민 여동생’의 꼬리표를 떼어 내고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사실, 방송 전 소녀 같은 이미지의 문근영이 남장여자 연기를 할 수 있을 지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이 뒤따랐다.
하지만 ‘바람의 화원’이 한 회 한 회 거듭될수록 시청자들은 문근영의 ‘남장’보다는 문근영의 연기와 신윤복이라는 인물 자체에 주목하게 됐다.
특히, 문근영은 촬영 도중 우물 밑으로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고, 코뼈 부상이라는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부상 투혼을 발휘해 연기자로도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BestNocut_L]
시청률 전쟁에서는 다소 밀렸지만 아름다운 한국화들과 박진감 넘치는 역사 속 미스터리, 그리고 주·조연 배우들의 호연으로 빛을 발한 ‘바람의 화원’.
‘바람의 화원’은 웅장한 스케일과 액션신으로 무장한 대하사극과는 또다른 ‘웰메이드 사극’의 유형을 보여줬다.
한편, ‘바람의 화원’ 후속으로 오는 10일 톱스타와 대학강사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최지우, 유지태 주연의 ‘스타의 연인’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