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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노무현 대통령의 빛바랜 낙향

    • 2008-02-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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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하마을 일대 개발 혈세 낭비 논란 속 25일 퇴임 후 귀향

    노무현
    노무현 대통령이 ''화려한 귀향'' 논란 속에 오는 25일 퇴임하는 역대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고향으로 돌아간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명박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KTX를 이용해 경남 밀양에서 내려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烽下)마을로 내려간다. 44가구에 인구 120명에 불과한 조그만 마을이다.

    이날 오후 봉하마을에선 ''노무현 대통령 귀향환영추진위''를 중심으로 노사모 회원, 마을 주민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환영행사도 개최될 예정이다.

    그러나 고향으로 가는 노 대통령의 발길은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봉하마을 일대를 개발하는데 수백억 원의 나랏돈이 투입돼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논란 때문이다.

    기획예산처가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제출한 ''봉하마을 지원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노 대통령 퇴임 후 관련시설''에 총 495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국고가 211억 원, 김해시 등의 지방비가 284억 원이다.

    문화부가 주관하는 진영시민문화센터 건립에 255억 원, 환경부가 추진하는 김해시 일대의 ''화포천 생태공원''에 60억 원, 진영공설운동장 개보수 사업에 특별교부금 30억 원은 40억 원, 노 대통령 사저 경호 및 경호 시설에 35억 원 등이 책정됐다.

    또 봉화산 웰빙숲 조성에 30억 원, 조경수를 심는 주변경관 식재사업에 20억 원이 각각 배정됐다. 이밖에 봉하마을 쉼터에 16억 3천만 원, 노 대통령 생가 복원에 9억 8천만 원, 봉하마을 안길 정비에 8억 7천만 원이 들어간다.

    이와 관련해 차기 정부의 인수위원회에선 벌써부터 예산 투입경위와 사업 타당성에 대해 특별감사에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봉하마을 일대 개발에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는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는 반응이다.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진영 시민문화센터 건립과 진영 공설운동장 개보수가 봉하마을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얘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4일 "진영읍의 인구가 급팽창해 김해시가 자체 판단에 따라 진행하는 사업을 왜 봉하마을과 연계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굳이 봉하마을 개발사업이라고 한다면 화포천 생태공원 조성과 봉화산 웰빙숲 조성 사업일 텐데 이는 환경부와 산림청이 보존가치가 높다고 판단했고, 김해시가 마침 노 대통령의 귀향을 계기로 조성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혈세 낭비 논란에 대해 "김해시에 물어보라"는 불쾌한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청와대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또 봉하마을 정비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사실 청와대에서 먼저 추진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3월 김해시 의회에서 봉하마을을 상품화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마침 노 대통령이 지난해부터 ''퇴임 후 귀향하면 숲 가꾸기 사업과 습지 생태계 보전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한 것이다.

    노 대통령의 귀향을 계기로 봉하마을을 관광 상품화하자는 게 김해시측의 생각이고, 관광객들을 위해 편의시설을 설치하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게 청와대의 생각이고 보면 청와대가 달리 비판을 받을 이유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부 관련부서와 지자체가 앞 다퉈 봉하마을 주변 정비에 예산을 투입하는데 대해 청와대가 ''누이 좋고 매부 좋고''식의 발상에서 벗어나 사전에 한마디라도 쓴소리를 했다면 노 대통령의 귀향길이 보다 가벼워질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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