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생과 사를 오가는 숨가쁨 속에서도 딸 소봉이의 돌잔치 이야기에 엄마는 꺼져가는 눈꺼풀을치켜올린다. 간신히 눈을 뜬 엄마는 힘겹게 ‘돌잔치’라고 한 자 한 자 되뇌어 본다. 그런 딸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친정어머니, 그리고 눈물조차 흘릴 겨를이 없던 남편.
MBC 가정의 달 특집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이 돌아왔다. ‘모성, 그 위대한 이야기’란 주제로 시작한 17일 첫 회 ‘엄마의 약속’(작가 고혜림, 연출 김새별)편은 지난 해에도 안방을 찾았던 안소봉 씨의 투병과정과 죽음에 이르는 문턱을 고스란히 담았다.
단순한 입덧인 줄 알았던 구토가 위암의 전초전이었던 사실을 출산 후에 알았던 기막힌 사연. 출산 후 위암 말기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소봉 씨는 천금같이 귀한 딸 소윤이의 돌잔치까지 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지난한 투병을 시작했다. 허리의 통증이 심해 수 달동안 눕지도 못한 채 엎드려 잠들었던 소봉 씨지만 딸 소윤이의 돌잔치를 치러주겠다는 그녀의 결심은 죽음마저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
방송에서는 딸 소봉 씨의 생명을 단축시킨 조카 소윤이에 대한 외할머니의 편치 않은 심정과 그렇기에 더욱 사랑받아야 할 소윤이의 존재성을 ‘돌잔치’라는 상징성을 통해 각인시켰다. 소봉 씨의 친정 어머니는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는 소윤이를 볼 때 밉기도 했다”며 손주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소윤 씨의 남편 김재문 씨는 “그렇기에 더욱 (아내가) 소윤이의 돌잔치를 치러주기 원했다”고 말했다. 김재문 씨는 “소윤이의 탄생이 저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더욱 돌잔치를 통해 소윤이가 축복받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소봉 씨가 ‘돌잔치’를 치러주고 싶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소봉 씨는 지난 해 10월 1일 끝내 가족과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남편 김재문 씨는 아내의 장례 이후 딸의 돌잔치를 열어 아내의 마지막 소원을 실천에 옮겼다. [BestNocut_R]
방송 직후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무려 200건이 넘는 의견이 게시 돼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시청자 조정화 씨는 “가슴이 터질 듯 아파서 보는 내내 울었다”며 “이제까지 나만 불행하고 나만 아프다고 생각하며 부모를 원망했던 것이 부끄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다른 시청자 정태인 씨는 “마지막 생사의 기로에서 눈을 한 번 더 뜨던 어머니의 힘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재문 씨의 개인 홈페이지 역시 네티즌들의 애도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