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
2008년 3월 12일 (수) CBS 뉴스레이다 1부(FM98.1 MHz 매주 월~금 08:00~08:30 진행 : 임미현 앵커)
(대담 - 이수정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실종됐던 마포 일가족 네 모녀가 모두 시신으로 발견 됐습니다. 또 유력한 용의자였던 전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 씨도 한강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는데요. 용의자와 피해자 모두 시신으로 발견되는 끔찍한 결말이 났습니다. 이 시간에는 범죄심리학자인 경기대학교 이수정 교수를 연결해서 이번 사건을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일단 지금까지 경찰 수사 내용을 정리를 해보면 이호성 씨가 빚 독촉을 받자 내연관계였던 김 모 씨와 세 딸을 살해했다, 로 정리가 되는데요. 이 교수님께서는 어떤 종류의 범죄로 보고 계십니까?
◆ 이수정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 치정에 얽힌 금적적인 문제가 상당 부분 가미된 그런 살인사건이고요. 그리고 그 살인사건이 당사자 간을 넘어서 가족까지도 인명 피해를 낸 연쇄살인이라고도 볼 수 있는 그런 잔혹한 사건입니다.
◇ 임미현 / 진행 이번 사건을 범죄 심리학적으로 풀어본다면 따로 눈여겨 볼 점이 있나요, 무엇이죠?
◆ 이수정 지금 도대체 왜 이런 일을 이 씨가 저질렀는가 하는 부분에 조금 더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피해자는 틀림없이 존재를 하고요. 그리고 가해자로 추정되는 자가 사망에 이르렀는데, 자살을 했다고 추정이 되는데 그 둘 간에 확실한 필연적인 관련성이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이 되어야 할 거고요. 저희가 추정하기에는 틀림없이 이 씨의 소행이다, 이렇게 추정이 되나 예컨대 제3자가 차량을 들여왔었던 것 같다, 이런 식의 아직까지 의혹이 남아 있는 부분이 말끔하게 조사가 돼서 정리가 되는 것이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진행 개연성이 궁금한 점들이 있는데, 결국은 돈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내연 관계이기도 했지만, 결국 살해까지 했어야 했는지 이런 게 궁금한데요?
◆ 이수정 범행 동기가 여전히 의문점이 많이 있는데요. 굳이 돈을 이미 받았는데 죽일 것까지 있었느냐, 특히 자녀들까지 죽일 필요가 있었느냐,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사전에 미리 계획돼 가지고 치밀하게 살해도구나 이런 것들을 준비한 것을 보면, 틀림없이 제거를 해 버리고 영구히 그 돈을 갚을 의향도 없었고, 애초에 관계부터가 혼인을 약속했던 관계 같지 않다, 여자는 혼인을 뭐 가정했지만 남자의 경우에는 혼인을 빙자하여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접근했던 게 아닌가, 이런 추정을 하게 합니다.
◇ 임미현 / 진행 이 교수님께서도 말씀을 하셨지만 큰 가방을 미리 준비했고, 또 여러 가지 정황 등을 볼 때는 사전에 돈을 노린 치밀한 계획 살인으로 보면 되겠죠?
◆ 이수정 그렇게 볼 수 있고요. 자녀들을 죽인 이유는 증인을 제거할 목적이다, 이렇게 보면 되겠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어쨌든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인데요. 이런 결심을 하게 되는 것은 심리적으로 어떤 상태에서 비롯되는 거죠?
◆ 이수정 결국은 여러 가지 부채 관계로 굉장히 절박한 상황으로 몰렸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선택을 넘어서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채 관계를 해결하려고 여자관계를 이용한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지나치게 잔인한 것 아닐까요, 물론 들키지 않고 효과적인 범행에만 관심을 가졌겠지만, 그 심리가 보통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데요?
◆ 이수정 그렇죠. 이런 식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그런 연쇄살인범들을 우리가 일반적으로 성격적인 문제가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요. 사이코 패스라고 하는데요. 그런 것들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자신의 자녀는 안위를 걱정하면서 잔혹하게 다른 사람의 자녀들을 그렇게 잔혹하게 살해한 것을 보면, 이 사람이 상당부분 굉장히 자기중심적으로 주변을 생각하지 않고 굉장히 자기의 고통에만 함몰돼서 균형감각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이런 것을 추정하게 합니다.
◇ 임미현 / 진행 또 한 가지는 유력한 용의자가 죽은 채 발견됐다는 건데요. 이호성 씨가 유명세를 탔던 전직 프로야구 선수입니다. 이런 것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큰 부담이 됐을 것 같은데, 자살 배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수정 그것이 자살이 틀림없다면 충분히 그런 개연성이 있습니다. 예컨대 도주 중에 본인의 얼굴이 TV를 통해 나온다거나 이런 상황이 되면 사실은 이 나라에서는 도저히 본인이 도주가 불가능하고, 검거되면 거의 여러 명을 죽였으니까 이게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다, 본인이 틀림없이 인지를 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을 거고요.
더군다나 사체는 선산에 묻었다는 거죠. 고향에 내려가서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도 됐을 거고 그리고 형님과의 통화를 통해 가지고 최소한 남은 인간의 도리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을 상기하게 됐을 것이고 그래서 아마 도주 중에, 아 이거 도저히 성공해서 자기가 도주를 해 봤자 가능성이 없다, 라는 것을 인지하고 결국은 포기한 그런 상황이 아니겠느냐, 그렇게 추정이 됩니다.
◇ 임미현 / 진행 이번 사건을 계기로 또 다시 초동수사가 미흡하다는 논란이 있는데요. 수사가 좀 더 빨리 이뤄졌다면 자살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죠?
◆ 이수정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까요. 예컨대 공조 수사 같은 것이 빨리 이뤄져서 사체라도 빨리 찾고. 연락이 서로 돼 가지고 예컨대 이 사람이 도주했던 행적이나 여러 신변의 사람들이나 이런 것들을 빨리 추적할 수 있었으면 그러면 아마도 생존한 채로 검거할 수 있었겠죠. 그렇지만 지금 자살한 상황에서 과연 그런 정도가 어느 정도 실현될 수 있었겠느냐, 하고 사후적으로 우리가 따지는 게 큰 의미가 있겠는가 싶기도 합니다.
◇ 임미현 / 진행 어쨌든 파국적인 결말입니다. 그런데 유력한 용의자 같은 경우에는 애초 이런 범죄를 저지를 때 이런 생각을 미처 못 하는 건가요?
◆ 이수정 많은 경우에 범죄를 시도하는 단계에서는 마치 그것이 영구히 완전 범죄가 될 수 있을듯한 그런 잘못된 계산들을 많이 하죠.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 살인 사건은 거의 대부분이 다 검거가 됩니다. 90% 이상이 검거가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완전 범죄가 존재하는 국가 자체가 아닙니다, 저희가.
◇ 임미현 / 진행 계속해서 궁금해지는 부분이, OJ 심슨 이야기도 자꾸 나오는데요. 유명세를 탔던 사람들이 이렇게 끔찍한 범행을 하게 된 동기, 다시 한 번 얘기해주시겠습니까?
◆ 이수정 일단은 기본적으로는 상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많이 하고, 영웅 심리도 있고. 그리고 과거에 굉장히 상향 조정됐던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대단한 사람이었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금전적인 부채 관계에 빠져들어 가지고 온 협박을 받는 상황이 되면 어떤 사회적인 지위가 추락하는 부분에 대해서 사실 수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요. 그래서 어떤 다른 종류의 탈출구, 예컨대 내연관계의 여자들로부터 돈을 갈취할 그런 정도의, 그래서라도 과거의 지위까지 복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런 과정 중에 지금처럼 범법 행위를 하게 되는 위험도가 발생하게 되는 거죠.
◇ 임미현 / 진행 특히 영웅 심리, 이런 것도 상당히 작용했다는 말씀이신 거죠?
◆ 이수정 네, 그렇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아직 경찰이 수사 중인상태인데요. 형에게 유서로 보이는 편지도 전달했다고는 알려져 있는데요. 자살할 경우 보통 유서를 남기게 되나요?
◆ 이수정 그런 경우가 많죠.
◇ 임미현 / 진행 대다수는 유서를 남긴다는 것이죠?
◆ 이수정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남기고 싶은 말이 있어서 가족들에게 유서를 남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살해 도구로 둔기가 사용됐다, 이렇게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점점 더 흉악한 범죄가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겠죠, 이렇게 흉악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 이수정 그렇죠. 최근에 강력범죄들이 좀 증가하는 추세이고요. 그리고 성과 연관된 남녀관계와 연관된 그런 범죄들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 임미현 / 진행 최근 한국 영화로 흥행하고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추격자’라는 영화인데요. 그런데 일부에서는 추격자라는 영화와 이번 사건이 유사하다, 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추격자는 알려진 대로 연쇄살인마죠, 유영철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 졌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수정 상당 부분 흡사한 부분이 있겠죠. 예컨대 타인을 아주 잔혹하게 살인하고도 전혀 심적 동요 같은 것을 느끼지 않고 고향까지 사체를 운반해 가면서 더군다나 큰딸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만나서 그 딸까지 살해를 하고, 이런 냉혈한 같은 측면으로 보자면 지금 추격자의 주인공과 일맥상통하는 그런 부분이 있다,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이씨의 경우에는 피해자들이 자기가 과거에 알고 있던 사람들이었고요. 추격자 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피해자를 면식 관계에 있지 않는 사람들을 일종의 사냥하듯이 선정하는 그런 특징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씨 같은 경우엔 애초에 그러한 냉혈한 같고 그런 속성이 있었느냐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BestNocut_L]
◇ 임미현 / 진행 왜 그렇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라고 보시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 이수정 많은 경우에 그런 연쇄살인을 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많이 고립이 돼 있거든요. 그런데 이 씨 같은 경우에는 일단 가족이 있었고요. 그 다음에 피해자를 선정하는 관계에서도 상당 부분 깊은 관계까지 관련이 되면 그 다음에 폐해를 입히는 이런 형태로 진행이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성에 커다란 문제가 있었던 것은 연쇄 살인범이나 이 씨나 상당히 좀 유사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임미현 / 진행 네, 이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수정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