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인
MBC TV '전원일기'에서 아들 '노마'를 홀로 키우며 농촌을 지켰던 탤런트 이계인(56)이 SBS 주말극 '행복합니다'에서 다복한 가정의 아버지 역을 맡았다. 연기인생 36년 만에 처음이다.
'수사반장'의 도둑, 옆집 청년, 삼촌 등 온갖 드라마의 감초 연기를 도맡아온 그였다. 하지만 가족 드라마의 인자한 아버지는 늘 그의 몫이 아니었다.
이계인은 "친구 유인촌, 이덕화 등이 아버지 역을 해도 다 다르듯이 이계인표 아버지도 다르다"며 "그 맛은 반드시 살리고야 말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1980년대 중반에 '전원일기'에 합류해 2002년 종방 때까지 이계인은 20년을 노마 아빠로 살았다. 도망간 아내 때문에 파탄지경에 이른 가정을 다잡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노마 아빠는 참 강한 인물이었다.
그는 "노마 아빠는 소외 계층과 측은함의 대명사였다면 이번에는 화목한 가정 이루다가 마누라가 세상을 떠나면서 홀로된 가장"이라며 "같은 홀아비라고 해도 상황이 다르다"고 차별화시켰다.
가족사진
이계인은 '행복합니다'에서 장모를 어머니처럼 모시며 세 아들과 죽은 친구의 아들까지 입양해 총 여섯 명의 가족을 이끄는 따뜻한 가장 이철곤 으로 분한다. 식료품 도매상인이자 해병전우회 일원으로 활발한 지역봉사 활동을 펼치는 의협심 강한 인물이면서도, 소주 한 잔에 통기타를 치며 '바다가 육지라면'을 멋들어지게 부르는 낭만도 있다.
그는 "MBC 5기 공채 탤런트 동기인 유인촌이 '네가 무슨 아버지냐, 이훈의 형이 어울리지'라고 했다"면서 "보통 아버지상으로 다른 연기자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역이면 왜 나한테 줬겠나? 이계인만이 가장 적합했다는 얘기 듣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BestNocut_L]네 아들에는 가수 김종서(첫째 준기 역)와 탤런트 이훈(둘째 준수 역), 김철기(셋째 철기 역), 안용준(넷째 준영 역) 등이 캐스팅됐다.
이계인은 "평소에 이훈 등과 같이 술을 마시면 편하게 '형'이라고 불렸는데 드라마에서는 '아버지'라고 불린다"며 "농담하다가도 자기들이 알아서 아버지 예우를 해주니까 순간적으로 잊어버렸다가도 다시 아버지로 돌아온다. 이제는 아버지로서 슬슬 갖춰지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나를 축으로 해서 가족이 구성됐는데, 내가 잘 못해서 흔들려 버리면 가정이 흔들릴까 봐 부담이 된다"면서도 "즐겁고 따뜻한 가족 이야기 '행복합니다'에서 독특한 아버지상을 확인해 달라"라고 기대를 부탁했다.
'행복합니다'는 '황금신부' 후속으로 9일 오후 8시50분에 처음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