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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부각되는 '1994년 전설' 이종범, 얼마나 대단했나



야구

    새삼 부각되는 '1994년 전설' 이종범, 얼마나 대단했나

    '건창아, 더 번창해라' 1994년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를 수립했던 이종범(왼쪽) 한화 코치와 20년 만에 이 코치의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 넥센 서건창.(자료사진=한화, 넥센)

     

    넥센 톱타자 서건창(25)이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은 물론 20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최다 안타 신기록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건창은 1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 인천 원정에서 5타수 3안타 2득점을 올렸다.

    올해 129득점째로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1999년 이승엽(삼성)의 128개를 넘어섰다. 서건창은 올해 124경기 만에 당시 132경기를 뛴 이승엽의 기록을 넘어섰다. 물론 당시 3번 타자로 주로 나섰던 이승엽에 비해 서건창이 1번 타자로 박병호, 강정호 등 리그 최고 거포들의 도움을 받아 득점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점을 감안해도 엄청난 페이스다.

    여기에 서건창은 196안타째를 채웠다. 1994년 이종범 한화 코치(44)가 해태(현 KIA) 시절 세운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넥센이 4경기를 남긴 가운데 신기록은 시간 문제고, 프로야구 최초의 200안타 고지도 바라보고 있다.

    ▲타율 .393-196안타-84도루, 전설의 이종범

    서건창의 기록 경신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이종범 코치의 종전 기록도 새삼 부각되고 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동안에도 꿈쩍않던 대기록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 코치는 124경기 만에 196안타를 기록했다. 서건창과 똑같은 경기 수를 치렀다. 다만 당시는 각 구단이 126경기를 치러 이 코치는 196안타에 머물러야 했다. 이 코치는 타율 3할9푼3리 77타점 113득점 84도루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타율은 프로 원년인 1982년 백인천 전 롯데 감독이 MBC(현 LG) 시절 세운 4할1푼2리에 이어 역대 2위다. 다만 당시 백 감독은 72경기 만을 뛰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 이 코치의 타율은 100경기 이상을 뛴 선수 중 4할에 가장 가까운 기록이다. 역사상 가장 두드러진 타고투저 현상이 리그를 지배한 올 시즌 타격 1위는 11일 현재 서건창으로 3할7푼3리다.

    1994시즌은 투수가 득세하던 시절이었다. 리그 평균자책점(ERA)이 3.73이었고, 타율도 2할5푼7리에 불과했다. 올해 리그 ERA 5.22와 타율 2할8푼9리와 비교하면 타자들은 명함도 못 내민 시즌이었다. 홈런 1위는 쌍방울에서 뛰던 김기태 전 LG 감독의 25개였다. 이 코치의 기록이 값진 이유다.

    당시 이 코치는 독보적이었다. 타율 2위는 김응국 롯데 코치의 3할2푼3리로 이 코치와 무려 7푼이나 차이가 났다. 안타 2위도 LG에서 뛰던 서용빈 주니치 코치의 157개로 이 코치에 36개나 뒤졌다. 홈런도 이 코치는 19개로 4위였다. 84도루는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바람의 아들' 최전성기의 숫자들이었다.

    ▲서건창, 제 2의 이종범 신화 쓰나

    물론 서건창의 올 시즌도 이 코치의 1994년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서건창은 올해 안타 2위 손아섭(롯데)와도 30개 차다. 손아섭은 지난 2년 연속 최다 안타왕이었다. 안타 생산에 일가견이 있는 손아섭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서건창은 올해 3루타를 17개나 쳐내면서 한 시즌 최다 신기록을 계속해서 새로 쓰고 있다. 이종운 롯데 주루코치의 1992년 14개를 이미 한 달여 전에 넘어섰다.

    이 코치도 이른바 모처럼 교타자의 활약에 반가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코치는 올 시즌 중 홈런 타자에 비해 이른바 소총수들이 빛을 못 보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이 코치는 "아무리 안타를 치고 도루를 해도 홈런 1방이면 묻혀버리고 만다"고 하소연을 했다.

    물론 야구의 꽃은 한방으로 승부를 가를 수 있는 홈런이지만 안타나 도루의 가치도 알아달라는 것이었다. 역대 32번의 MVP 중에서 타자는 20번, 이 중 홈런왕이 아닌 선수는 1987년 고(故)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과 1994년의 이 코치가 유이하다. 그나마 이 코치가 마지막이었다.

    서건창이 만약 200안타를 때려낸다면 강력한 MVP 후보로 떠오른다. 여기에 수상한다면 이 코치의 역사를 20년 만에 다시 쓰게 되는 셈이다. 이 코치가 써내려간 1994년 전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 모를 시나리오다. 이 코치가 있었기에 더욱 빛나는 서건창의 201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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