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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친척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설연휴가 찾아왔지만 해고 위험에 처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다.
두툼한 점퍼 차림에 벙어리 장갑을 낀 30~40대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한 대형 유통매장 앞으로 모여든다.
피켓을 들고 목이 터져라 비정규직 철폐를 부르짖는 이 아주머니들은 지난 7월 3주 동안 홈에버 점거 농성을 벌였던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
[BestNocut_L]파업은 해를 넘겨 벌써 설연휴를 맞이했지만 사측의 묵묵부답 속에 이들을 더욱 외롭게 만드는 건 주변사람들의 무관심이다.
"남편도 뭐라해요. 처음에는 추석 전까지만 해도 열심히 하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러는 거에요. 끝나려면 멀었다, 안끝났다, 졌다. 졌으니 투쟁 나가지 마라. 집에 있어라 이래요." (진현미 씨·39)
이런 상황에서 설 연휴인데도 친지들를 찾아 뵙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요번에는 못 내려갈거 같아요. 내려가야 하는데 애들 아빠도 바쁘고 이해해주는 거 같더니 너무 길어지니까 지금도 데모하고 있냐고 전화로 그러는 거에요. 그래서 이해 못하실 거 같아서 그냥 일하고 있다고 그랬어요."(정미화 씨·47)
노동운동이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코스콤 비정규직들이 맞는 올해 설 연휴도 유난히 춥다.
친지를 찾아뵙는 것은 고사하고 언제 사측이 고용한 용역직원들이 들이닥칠지 몰라 교대로 조까지 짜가며 농성장을 지킨다.
"아무래도 농성장 사수해야 하고 지키는 사람도 최소인원은 있어야 해요. 내려가 봐야 얼굴 잠깐 보고 올라오는 거밖에 안 되는데 내려갈 때마다 친척들이 힘든 기색을 해요." (이우동 씨·37)
''올해 안으로는 끝나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오늘도 이랜드, 코스콤 비정규직들은 차가운 농성장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