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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부사관, 성추행 내부고발 뒤 6년간 왕따"



사회 일반

    "공군 부사관, 성추행 내부고발 뒤 6년간 왕따"

    근무지 옮길 때마다 '동료 배신한 내부고발자' 딱지 붙어 다녀

    자료사진

     

    군 내 가혹행위와 성추행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고발한 뒤 도리어 6년 동안 집단 따돌림을 당한 한 부사관의 사례가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20일 피해자 가족과 다산인권센터에 따르면 공군 부사관으로 입대했던 A 하사(현 중사)는 경기도의 한 부대로 처음 배치된 2008년 선임들로부터 폭언을 듣거나 폭행을 당했다.

    1년 내내 가혹행위가 지속되는 사이 회식 자리에선 선임병들이 자신의 볼에 입을 맞추거나 성기와 가슴을 만지기까지 했다고 한다.

    성추행까지 겪게 되자 A 하사는 군 내부망에 이를 신고했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8명의 선임 가운데 3명 만 견책 수준의 징계를 받았다.

    이때부터 A 하사를 기다리고 있던 건 가해 선임들의 보복이었다.

    A 하사가 전출 가는 곳마다 가해 선임들이 자신들의 동기나 선후배에게 'A 하사는 내부고발자'라는 사실을 알렸고, ‘동료를 배신한 놈’이라는 딱지가 붙어 다녔다.

    그렇게 5년여 동안 ‘왕따’로 지내야 했던 A 하사. 군 수사관 예비 과정인 양성수사관으로 선발되기도 했지만, 해임당하는 일까지 겪었다.

    당시 가해 선임이었던 한 상사가 A 하사의 선임 수사관에게 보낸 이메일을 A 하사가 열어보게 되면서 불거진 일이었다.

    메일에는 '그 XX는 더러워도 너무 더럽다. 살모사 XX처럼 제 어미 살 파먹고 올라간다'는 등 A 하사를 음해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 하사는 휴가를 간 선임 수사관이 없는 사이 이 메일을 따로 복사한 다음 삭제했는데, 이게 ‘범죄 행위’라는 이유로 수사관이 될 기회를 잃게 됐다고 한다.

    이렇게 6년여를 보내다 A 하사는 지난 3월 자살을 시도했다가 가족에게 발견돼 목숨을 구했다.

    A 하사 아버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내부고발자는 조직의 배반자로 여겨 따돌리는데 군 가혹행위가 어떻게 근절될 수 있겠냐”고 개탄했다.

    이와 관련해 A 하사 아버지는 문제의 이메일을 보냈던 가해 선임과 양성수사관으로 근무할 당시 선임수사관 등을 명예훼손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A 하사 측 김영기 변호사는 “군 내 가혹행위로 피해를 본 뒤 구제를 받기도 힘들지만, 군 당국의 피해자 보호 제도나 노력이 형편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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