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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시험약 허용을 둘러싼 의료윤리 딜레마



국제일반

    에볼라 시험약 허용을 둘러싼 의료윤리 딜레마

    • 2014-08-11 22:33

    "WHO 회의, 긴급 상황에서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 분배 문제 논의"

     

    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현지시간) 의료 윤리위원회를 열어 아직 치료약이나 백신이 없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시험 단계의 치료제 사용을 허용하는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했다.

    그러나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하지 못한 시험단계 치료제의 안전성과 만에 하나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 등을 둘러싸고 여러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잘못된 소문이나 편견 등이 아프리카 국가에 널리 퍼져 있고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누구에게 먼저 투약하느냐 등의 기술적 판단이 자칫 의료 윤리적인 문제를 넘어 인종 차별 문제 등 복잡한 양상을 띨 소지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대학 메디컬센터의 아서 캐플란 의료윤리 소장은 "이번 회의는 긴급 상황에서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을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한 공개적이고 투명한 첫 번째 국제적 논의"라면서 "따라서 이 회의 결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에볼라는 민주 콩고공화국 북부에 있는 강의 이름을 본따 명명됐다. 통계학적으로 지난 1976년 처음 발견된 이후 에볼라로 숨진 사람은 수천명 정도여서 상대적으로 큰 질병은 아니었다.

    실제 말라리아나 결핵에 걸려 숨지는 사람은 매년 수백만명이다. 홍역에 걸려 사망한 사람도 2012년에만 12만2천명이나 된다.

    그러나 에볼라는 갑자기 수많은 사람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현재까지 에볼라 바이러스가 박쥐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정확한 매개동물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이 때문에 예방과 통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의학적으로 볼 때 에볼라 바이러스의 양상은 더욱 극적이다. 감염되면 급속도로 진전돼 사망에 이르게 하고, 감염 징후도 피를 흘리거나 토하고 설사를 동반한다. 치사율도 거의 50-90%에 달한다.

    영국 BBC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 자체를 치욕으로 여겨왔다. 에볼라 감염자들은 마을에서 낙인이 찍혔고 일부 생존자는 자신의 마을에 돌아가지 못하고 직업도 가질 수 없었으며, 일부는 배우자로부터 버림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00년에서 2001년 사이 우간다에서 발병했을 때에는 감염자의 소유물과 집은 물론 일부 생존자들까지 불태워지기도 했다.

    적십자에서 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이 에볼라를 둘러싼 미신을 퇴치하고 생존자들을 마을에 다시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기 위해 파견되기도 했다. 지난 1995년에서 1997년 사이에 가봉에서 에볼라가 발병했을 당시 살아남은 감염자는 택시가 서지도 않는 것은 물론 경찰조차 자신의 신분증을 만지는 것이 무서워 손짓으로 멀리 떨어지라고 할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여기에 에볼라 치료에 대한 준비가 덜 된 병원들이 과거에 에볼라 확산의 중간기지 역할을 했다. 지난 1976년 이후 숨진 사람의 상당수는 의료 종사자였고 이 때문에 여러 허황된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난 1995년 에볼라가 민주 콩고공화국 키크위트에서 발병했을 때 병원에서 숨진 사람이 많아지자 의사들이 인근 광산에서 다이아몬드를 훔친 근로자들을 죽이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우간다에서 발병했을 때에는 백인들이 희생자들의 장기를 팔아 돈을 벌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서방의 의료진들은 이 때문에 의혹의 눈초리를 받았고 일부에서는 백인들이 에볼라 바이러스를 일부러 가져왔다는 의심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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