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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영화 '명량' 왜 다시 이순신 장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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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y뉴스] "영화 '명량' 왜 다시 이순신 장군인가?

    "패할 수밖에 없는 명량해전에서 대함대를 격파하는 리더십 부각"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상유십이 순신불사'로 유명한 명량대첩, 임진왜란 당시 12척의 배로 일본 함대를 무찌른 '명량대첩'을 소재로 만든 영화 '명량'이 다음 주(7월 30일) 개봉한다.

    영화 '명량'은 이순신 장군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과 일본군 장수역을 맡은 배우 류승룡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치열하고 속도감 넘치는 해상전투 장면, 여기에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 등이 알려지면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닌다.

    특히 이순신 장군은 일방적인 영웅으로서의 영웅서사시가 아닌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지휘관으로서 그리고 두려움에 떠는 군인이나 백성들 속에서의 진정한 리더로서의 자세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영화 '명량'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다시 주목받나?"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영화 '명량' 스틸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영화 '명량' 어떤가?

    = 시사회에서 봤는데 초반 도입부는 전개가 조금 느리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지루하지는 않았고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고뇌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상황, 그리고 해상전투로 들어가서는 두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하게 했다.

    특히 해상전투 장면으로 들어가면 임진왜란 당시의 명량해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대단했다.

    한 영화 평론가는 '이순신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영화 '명량'은 김한민 감독도 다시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할 만큼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순신의 일대기가 아니라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해 해체위기를 맞은 조선 수군을 이끌고 왜선함대를 상대로 싸우는 '명량해전'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이순신 장군 관련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른 점이 있다.

    영화 '명량' 스틸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왜 하필이면 명량해전을 소재로 한 건가? 세계 3대 해전의 하나인 한산도 대첩도 있는데?

    = 그에 대한 김한민 감독의 대답은 간명하다.

    김한민 감독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명량해전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수세에 몰려 싸울 수밖에 없었던 단 한 번의 전투였다. 두려움과 당위가 가장 극적으로 충돌하는 전투가 명량 아닌가?"라면서 "명량해전은 거북선도 없는 전투였다. 불가능한 전투를 가능으로 바꾼 명량해전은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전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을 극복한 이야기를 통해서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나 극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을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명량을 제일 먼저 영화로 만드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이 말은 이순신 영화를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아니라 후속작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걸 시사한 것이다. 김 감독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미 후속작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최민식 배우는 언론인터뷰에서 "예전에 김한민 감독이 '명량'이 흥행하면 '노량'과 '한산'까지 이순신 3부작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 '명량' 스틸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평론가들의 평가는 어떤가?

    =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대작을 넘어 거작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를 했다. 그는 "영화 '명량'이 울돌목(명량해협)을 배경으로 하는데 영화가 '울돌목' 그 자체였다"면서 정중동의 표현이 상상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김형석 평론가는 "해상 액션신 만큼은 아주 돋보였다"면서 "볼만한 영화"라고 평가했다.

    트위터에도 시사회를 본 평론가나 영화담당 기자들이 후기를 올렸는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김봉석 영화평론가(트위터 아이디 ‏@lotusid)는 "명량. 김한민은 영리한 인파이터다. 쉴 새 없이 몰아치면서도, 적절한 순간에 숨고르기를 하며 페이스를 잃지 않는다.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하성태 평론가는 (‏@woodyh98)는 "이래서 영화는 뚜껑 열기 전에 모르는 거다. 내 예상이 틀릴 것 같다. 올해 1라운드 승자는 '명량'이 될 것 같다. 광고회사 관계자들이여, 어서 '이순신' 최민식 배우를 캐스팅하시길. "먹을 수 있어 좋구나"란 대사가 나오는 광고도 절대 흥행일거다"라고 했다.

    영화기자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

    한겨레신문 서정민 기자(‏@westminia)는 "전반부인 해전 직전 상황에는 속도감을 더하고, 후반부인 해전 상황에는 드라마를 더했다. 결과적으로 질주하는 쾌속선 같으면서도 주변 경관을 둘러보는 유람선 같은 영화가 됐다"고 했고 SBS에서 영화를 담당하는 김지혜(‏@reallist7)는 "'명량'은 스타일적으로 '군도'와 대척점에 서 있는 영화다. 개인적으론 '명량'의 정공법이 반갑다. 퓨전을 표방한 비빔밥 사극에 질린 관객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할 듯. 그 감동의 중심엔 최민식의 명연기가 있다"고 했다.

    트위터 아이디 ‏@lingo8980는 "여타 다른 전쟁 소재의 영화와 명량이 다른 건 이순신이라는 엄청난 존재와 함께 명량대첩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싸움이 어떻게 펼쳐졌는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기도. 영화는 그 궁금증을 스케일 큰 해전 신으로 재미있게 풀어냈다"고 평가했고 ‏@movierising은 "장엄, 위대 그리고 최민식. 영화는 이 세 단어로 정리된다. 주요인물, 전쟁에 집중한 이야기와 연출력 때문에 더욱 빛날 수 있었다"고 했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건 아니다.

    ‏트위터 아이디 @mangotaste는 "'명량' 시사회 후기. '나는 이순신 이것은 임진왜란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이런 느낌. '이순신의 고뇌가 느껴진다, 돌직구다' 라는 극찬들이.. 난 불통의 이순신, 불친절하고 우연에 의존한 상황전개 때문에 별로였다. 평이 갈리는 영화가 될 듯"이라고 했다. ‏

    @hilander513는 "영화 '명량' 후반 61분 동안의 해상 전투신은 압권이었다. 박진감 넘치고 스케일이 커 볼만 했다. 하지만 전반 한 시간이 다소 지루해 아쉬웠다. 전투신 덕분에 전반적으로 볼만한 영화"라고 박하게 평했다.

    ‏@neocross96는 "명량. 거대하고 간혹 찡하기도 한데, 뭔가 계속 수가 읽혀 전체적인 감정은 반감. 슬로우 장면과 순간적으로 멈추는 음악의 반복은. 음. 그러나 볼만하다"고 했고 ‏@dbeingwild는 "'군도'는 윤종빈 사단 혹은 하정우 패밀리가 뭉쳤다는 사실에 도취된 영화였다면.. '명량'은 사명감에 과하게 불타있는 영화인 것 같다. 선호관객 층이 명확하게 갈릴 듯. 이러나저러나 두 영화 모두 천만돌파는 아니 될 것 같다" 했다.

    ▶ "천만돌파는 안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으니까 관객은 어느 정도일 것 같나?

    = 그건 영화 전문기자들도 예상하기 꺼리는 부분이다. 평론가나 영화 취재기자들에게 물으면 다들 말을 아낀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500만 명은 넘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고 700만에서 800만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영화제작비가 150억 원에다가 마케팅 비용까지 감안하면 500만에서 600만 명은 들어야 손익분기점이 된다고 한다.

    한 평론가는 익명을 전제로 군도와 명량, 해적, 해무 등 4편의 한국영화 중 두 편은 500만 명을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민 감독에게 어느 정도 예상하나? 라고 물으니 "이순신 장군 영화에 흥행 예상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다"며 즉답을 피했다.

    영화 '명량' 찰영장 모습(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평론가들도 영화가 '진중하다'란 평가가 있었는데 영화가 무겁지 않나?

    = 그렇다. 영화를 보면서 대체로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관객은 팝콘을 먹거나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라고 할 정도였다.

    김한민 감독에게 흥행을 고려하면 재미도 있어야 할 텐데 영화가 너무 무거운 것 아니냐?라고 물으니 "당시 이순신 장군의 처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것은 결코 가볍게 그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며 한마디로 잘랐다.

    김 감독은 "흥행에 대한 부담보다는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최민식 배우가 언급하는 것처럼 오히려 누가 되는 영화를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이 더 부담이었다면 부담이었다"고 밝혔다.

    ▶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 많은 사람들이 '명량'의 해상전투 장면을 꼽는다. 영화 전체 상영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해전이 차지하고 있는 데다 새로운 시도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김한민 감독도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는 61분의 해전이 관객들과 같이 공감하면서 가지 않으면 실패할 영화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비주얼적인 것이 아니라 같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연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영화 '명량' 스틸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지만 영화 '명량'은 보이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찬일 평론가는 "영화는 보이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받는 부분도 중요하다"면서
    "수많은 인물 중 영웅만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인물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순신 장군의 단독 컷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것보다는 군중 속의 이순신, 무리 속의 이순신을 보여주면서도 돋보이게 한다"고 평가했다.

    전찬일 평론가는 "이런 효과는 단순한 연출의 효과만 아니라 김한민 감독의 학구열과 탐구열의 결과"라면서 "이순신 영웅 만들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리더의 모습,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서 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다시 주목받는다는 거냐?

    = 명량대첩이 벌어진 장소가 진도 울돌목이다. 공교롭게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곳도 진도다. 물론 울돌목이 아닌 맹골수로이지만 역시 물살이 빠르기로 유명한 곳이다.

    영화가 3년 전부터 기획됐고 해상전투 장면은 이미 지난해 촬영을 마쳤기 때문에 세월호 사고와는 무관하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심정은 현실과 대비하기 때문에 임진왜란 당시의 '조선'이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대한민국이나 위기이긴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감정이입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서는 연전연승하며 무패의 신화를 이룩한 조선 수군이 무능하고 고집 센 지휘관 원균의 잘못된 지휘로 칠천량 해전에서 참패해 조선 수군은 궤멸되다시피 했다. 12척의 낡은 배로 130여척이 넘는 왜국 수군을 상대하기에는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다.

    이순신 장군을 제외한 장수들이나 군사들 백성들마저 도저히 승산 없는 전투라며 군영을 이탈하거나 도주하는 사람들이 속출했지만, 이순신 장군은 이 위기를 극복한다. 군사들과 백성들 마음속에 자리 잡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심리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 '명량' 스틸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보이면서 지휘관으로서 결단해야 할 때는 결단하고 가슴 아파해야 할 때는 눈물 흘리는 모습 그런 모습에 주목했다.

    사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새로운 게 아니다. 이미 공직사회나 기업체 학교 등에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배우고 있고 책으로도 많이 출간됐으며 명사 강연의 단골 주제이기도 하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크게 4가지 정도로 분류한다. "기본에 충실한 리더", "자애와 준엄함을 겸비한 리더", "어려운 때일수록 앞장서는 리더", "겸손하지만 당당함을 잃지 않는 리더" 등이다.

    그런데 영화 '명량'에서의 이순신 장군은 영웅이지만 영웅으로 부각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수많은 등장인물 중 하나일 따름이다. 왜장들이 이순신의 이름을 자주 거론하긴 하지만 이순신은 평범 속에서 비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김한민 감독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난중일기에서 받은 느낌에 충실해서 만들겠다. 그분을 새롭게 해석하고 생각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있는 그대로의 이순신을 표현하려고 했다는 것인데 그게 오히려 이순신의 리더십을 새롭게 조명하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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