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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국정원 월권 사법부가 견제해야" 檢의 호소 통할까?

    1년만에 마무리된 원세훈 대선개입 공판... 檢 징역4년 구형

    원세훈 전 국정원장. 윤창원기자

     

    "원세훈은 원장 재직 동안 국정원의 안보활동이라는 명목아래 사이버 활동에서 마치 일반 국민의 의견인 듯한 외양을 갖추고 모든 사회 현안에 관여했다..(중략)...국정원의 불법 선거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피고인들에 대해 준엄한 사법적 판단 필요하다. 그래야먄 국정원이 본연의 안보기관에 충실하고 신뢰받은 최고 정보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검찰측 최후 의견 중)

    "나는 나이 60살이 넘어 인터넷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고 트위터 사용 경험도 없어 재판 과정에서 진행되는 용어들이 무슨 취지인지 이해를 못했다...(중략)...안보의 일선에서 불철주야 국민을 위해 음지에서 활동하는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게 해달라" (피고인 원세훈 최후 변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사이버 상의 여론을 조작해 선거에 개입했다며 검찰에 기소돼 재판에 남겨진 것은 지난해 6월.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총 43번의 재판이 열렸다. 선고를 앞둔 14일 마지막 결심 공판에서도 양측은 핵심 쟁점에 대해 팽팽하게 맞섰다.

    검찰은 방대한 분량의 PT자료를 준비해 그간 혐의를 약 2시간동안 낱낱히 분석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대선을 앞두고 트위터나 댓글 활동을 통해서 정치적 이슈에 영향을 미치고 특정 후보를 지지한 것은 명백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이자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 지시는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를 통해 이뤄졌으며 매월 실시되는 '전부서장 회의'나 매일 이뤄지는 '모닝브리핑'을 통해 지시가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내부 전산망에 '원장님 지시 강조말씀'이 게시돼 전 직원이 열람할 수 있었던 점도 주요 증거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검찰은 작심하고 국정원의 불법 활동에 대한 사법적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측은 "국정원의 위법성이 사법통제 대상이 될 수있고 외부로 드러난 불법 활동에 대해서는 어떤 작용보다 엄정한 사법 통제가 필요하다"며 미국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미국 CIA, FBI 등 정보기관들도 냉전시기에 광범위하게 민간인 사찰을 하면서 월권을 했지만 미국 대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고 국회 보고 의무가 강화되면서 불법 사찰이 근절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우리는 다른 선진국 비해 국정원의 국회 보고 범위가 협소하고 입법부의 통제가 견고하지 못하다"며 "국정원의 월권행위 특히 국정원장 주도의 위법행위는 통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사후적인 사법통제, 수사와 재판이 유일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원칙상 국기기관의 모든 활동은 헌법과 법령이 정한 틀 내에서 해야한다"며 "사법적 통제마저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기강을 문란하게 할 뿐 아니라 정보의 남용 등으로 안보기능의 악화를 초래할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정원 월권에 대한 거의 유일한 통제 수단이 재판인 만큼 사법부의 통제로 이를 막아야한다는 것이다.

    반면, 변호인들은 직원들의 사이버 댓글 활동이 국정원 고유 업무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명예회복에 나섰다.

    원세훈 측 변호인은 "사이버상 각종 선전과 선동이 난무하고 있고 누가 보더라도 북한 동조세력의 조직적 악의적 왜곡이 횡행하고 있다. 북한도 ‘사이버 세상은 해방구’라고 천명하는 점에서 쉽게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행위를 적발하고 법에 위반되면 처벌하는 것이 국정원 주요 임무임은 분명하다. 북한의 왜곡, 선전, 선동에 어떤 국가도 적정한 대응하지 않으면 오히려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고 사이버 상에서의 댓글 활동이 국정원 본연의 업무임을 강조했다.

    변호인들은 또한 원 전 원장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이 직원들에게 선거개입을 하라고 지시를 내린 직접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최후 변론에 나선 원 전 원장도 "국정원의 사이버 활동은 북한의 대남 활동의 방어 심리적 활동이다. 이적 세력을 척결하는 업무의 일환이다"며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선거 개입의 목적이나 정치활동의 목적은 없었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국정원장으로서 사명감을 강조한 원 전 원장은 "국정원은 오해에 매우 취약하다"며 "불철주야 국익을 위해 음지에서 활동하는 국정원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게 해달라"고 발언을 마무리지었다.

    1년 넘게 진행된 공판에서 양측이 대립하는 쟁점은 사이버상의 트위터글 게시 등이 국정원 직원의 업무를 벗어났는지 여부, 정치적 의도를 가진 선거개입인지 여부, 원 전 원장 등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선거개입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 등이다.

    이미 재판부는 상당한 양의 트위터 글에 대해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소극적 판단을 내린 바 있지만 검찰은 일부 국정원 직원의 진술과 증거로 확정된 트위터 계정만 453개에 달한다며 자신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으며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에게는 각각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구형했다.

    양측의 기나긴 공방을 지켜본 재판부는 신중한 법리 판단을 위해 선고를 두 달 뒤로 늦췄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개입에 대한 선고공판은 9월11일 목요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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