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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의 변호사가 거액의 수임료를 받기로 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대형 통신사의 금융팀장이었던 A 씨는 지난 2011년 거액의 회사 돈을 특정 금융사에 예치주고 1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자 대형 로펌 중 한 곳을 자신의 변호인으로 내세워 소송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검사로 8년간 일하다 로펌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B 변호사가 이 사건을 맡았는데 이 변호사의 도움으로 A 씨는 1심에서 3심까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재판에 이기고 난 뒤 A 씨는 착수금으로 낸 3천 3백만 원 외에 성공보수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고, 이에 로펌은 A 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로펌과 계약한 성공보수 비용이 공개됐다. 검찰이 불기소 또는 약식기소 하거나 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 2억 원, 집행유예는 1억 원, 3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경우 5천만 원을 준다는 것이었다. 2억 원의 성공보수에 대해 A 씨는 로펌과의 소송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다며 적절히 감액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로펌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는 법원이 2억 원이라는 거액의 성공보수 비용이 결코 많은 게 아니라 통상적인 것으로 판단했다는 데 있다. 그 이유로 법원은 쉽게 무죄 판결을 받을 사건이 아니었고 변호사가 상당한 노력을 했으며 다른 로펌들도 비슷한 비용을 요구했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법원의 시각일 뿐이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어느 누가 이런 거액의 변호사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전관 출신 변호사를 영입해 과다한 수임료를 챙기는 로펌의 관행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전관 출신 변호사들의 고액 수임료 문제가 지적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최근 자진사퇴한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결정적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대법관 퇴임 이후 5개월 간 16억 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대법관 퇴임 후 로펌에 가면 1년에 100억 원까지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만큼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있으며 전관의 직책이 높을수록 그 금액이 천문학적으로 올라간다는 얘기다.
국내 굴지의 로펌들이 판검사나 고위 공직자 출신을 경쟁하듯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이들의 능력뿐만 아니라 전관의 영향력 때문이다. 전관의 경력이 사건 해결의 또 다른 배경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분위기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법원이 2억 원의 성공보수를 적정하다고 판단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요즘 전관의 문제가 해결 과제로 등장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