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가 문수산성을 보수·정비하는 과정에서 신라식으로 추정되는 또다른 성곽이 발견되었다.(자료사진=김포시 문화예술과)
1866년 병인양요 당시 격전지 중 한 곳인 김포 문수산성에서 신라시대에 쌓았을 것으로 보이는 삼국시대 성곽 흔적이 드러났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고려문화재연구원(원장 김병모)은 김포시 의뢰로 산성 정비차원에서 문수산성 성벽 구간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 평탄대지인 장대지를 시굴조사한 결과 돌로 쌓은 별도의 성벽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 성벽은 문수산 정상부와 8~9부 능선을 따라 봉우리를 감싼 테뫼식 석축 산성으로 드러났다.
능선을 따라 드러난 성벽은 높이 140∼180㎝에 폭 380∼500㎝이며 길이는 50여m다.
김포시가 문수산성을 보수·정비하는 과정에서 신라식으로 추정되는 또다른 성곽이 발견되었다.(자료사진=김포시 문화예술과)
성은 계단 모양으로 바닥을 파낸 다음 지형이 낮은 외벽부터 먼저 쌓아 올리고 내벽과 동일한 높이부터는 내·외벽을 동시에 축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벽은 바른층 쌓기로 장방형 석재를 이용해 만든 것으로 굴착부와 내벽 사이에는 흙을 다져 넣었다.
신라식으로 추정되는 또다른 성곽에서 발굴된 트렌치 출토유물.(자료사진=김포시 문화예술과)
성벽 주변에서는 흙으로 빚은 말 1점과 신라시대 전형적인 토기인 인화문(도장무늬) 토기편 및 횡선문과 격자문 등을 새긴 기와편을 비롯해 7~9세기 유물이 수습됨으로써 성벽을 축조하고 운영한 시기가 짐작된다.
조사단 안승연 부장은 "이번에 확인한 삼국시대 성벽은 조선 숙종 20년(1694)에 쌓은 조선시대 성벽과는 전혀 다른 것이며, 두 성곽은 교차한다"면서 "이번 발굴을 통해 삼국시대 김포 지역의 관방 체계와 삼국의 역학 관계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수산성이 자리한 곳은 서해를 거쳐 염하강을 따라 올라오는 배와 대동강과 예성강을 따라 평양, 개성 등지에서 서해안을 따라 내려오는 배를 모두 감시하고 관망할 수 있는 문수산에 자리한다. 김포반도에서 강화로 바다를 건너는 갑곶나루를 중심으로 문수진을 포함해서 문수산 능선을 따라 총 둘레 6.2km에 이르는 대규모 석축 산성이다.
특히 병인양요 때는 한성근이 조선팔도 포수들과 함께 프랑스군을 맞아 격전을 벌인 역사의 현장으로 유명하다.
발굴조사를 지원한 문화재청과 관리단체인 김포시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더 세밀한 발굴조사와 학술연구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번 발굴조사 보고회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김포시청 상황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