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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설렁설렁? 피를로는 어디에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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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설렁설렁? 피를로는 어디에나 있었다

    피를로는 잉글랜드의 그 어떤 선수보다도 많은 패스를 했고 성공률은 95%로 높았다 (사진=트위터 WorldCupstats & StatsZone 캡처)

     

    과연 이탈리아 축구의 마법사다웠다.

    안드레이 피를로는 설렁설렁 그라운드를 누빈다. 표정도 밝지 않다. 그럴 때 보면 만 35세의 노장이 맞는 것 같다.

    그의 발에서 공이 떠날 때마다 이탈리아 동료들이 활개칠 공간이 활짝 열리는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머리와 수염을 기른 외모를 더하면 축구의 모든 것을 통달한 달인처럼 보인다.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D조 조별리그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의 경기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빅 매치였고 기라성같은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는 별들의 무대였다.

    그 중에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을 매혹시킨 단 한 명의 선수를 고르라면 피를로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빠르게 달리지 않았고 위협적인 슈팅을 자주 날리지도 않았다. 그저 그라운드 이곳저곳을 산책하듯 누비며 여기저기 패스를 뿌려댈 뿐이었다. 그 것만으로도 이탈리아의 공격은 수월하게 전개됐다.

    피를로는 이날 경기에서 총 108번의 패스를 시도했다. 피를로보다 많은 패스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그만큼 보이지 않게 그라운드를 부지런히 누볐다.

    정확도는 95%를 자랑했다. 상단 그림을 보면 피를로의 발에서 떠난 공이 쉴 새 없이 그라운드 곳곳을 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피를로의 진가는 기록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그에게는 주저함이 없었다. 빠르게 그라운드를 통찰해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때로는 터치 없이도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 35분,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의 중거리 슈팅이 터졌다. 이 과정에서 피를로는 공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골을 넣은 마르키시오만큼이나 피를로를 주목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지역 오른쪽 구석으로 공이 흘러나올 때 모두가 피를로가 공을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피를로는 그대로 공을 흘렸다. 그 뒤에 마르키시오가 기다리고 있었다. 피를로는 공을 뒤로 흘린 것만으로 상대 수비를 홀렸다.

    피를로는 경기 막판 절묘한 프리킥을 선보였다. 공은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지만 축구 팬들이 놀란 이유는 따로 있었다. 피를로의 회전없는 프리킥은 역방향으로 휘어 잉글랜드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였다. 만약 골이 들어갔다면 조 하트에게는 평생 '굴욕 영상'으로 남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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