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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쓰나미' 앞두고 비서진·내각개편



대통령실

    '문창극 쓰나미' 앞두고 비서진·내각개편

    문창극 낙마할 경우 유임된 김기춘 실장 비판 여론 빗발, 박 대통령도 큰 타격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내각 개편의 반쪽이 모습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12일 문창극 총리 내정자에 대한 사퇴압력이 부상하는 가운데 수석비서관 4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문 내정자의 '일제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일본의 위안부 사과 불필요' 발언 등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있지만 청와대와 내각 개편을 더는 늦출 수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새 정무수석에 내정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에 도착, 여성가족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민정·정무·홍보, 15개월만에 세 번째 세팅

    수석비서관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조윤선 여성부장관의 정무수석 기용이다. 원래 친박은 아니었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맡으면서 박 대통령 사람이 됐고 여성가족부장관을 맡아 업무를 수행하면서 꾸준히 신뢰의 점수를 쌓아왔다.

    외교관 출신이었던 박준우 수석을 빼고 여야 관계가 원활한 여성 정치인을 배치한 것은 정무기능을 강화해 이전과는 다른 대국회, 대야 관계를 만들어 보겠다는 박 대통령의 뜻이 담긴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홍경식 민정수석 교체는 안대희 총리 후보자 낙마 등 전반적인 인사 검증 실패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10개월만에 짐을 싼 홍 수석 후임으로 온 이는 김영한 전 대검강력부장으로 박근혜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전 수석과는 TK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사법시험 동기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경제수석에 오랫동안 자신을 보좌해온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을 기용한 것은 현오석 경제팀을 교체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청와대와 내각의 경제라인을 리셋함으로써 경제개혁 3개년 계획 등 경제살리기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관용 신임교육문화수석은 정수장학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계속 따라 다닐 것으로 보인다.

    이날 4명의 수석비서관 인사에 앞서 지난 8일에는 윤두현 홍보수석이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전 수석의 후임으로 발령을 받았다.

    이로써 청와대 수석 비서관 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명이 교체됐고, 최근의 잇따른 비서관 인사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 취임때와 지난해 8월에 이서 3기 청와대 참모진이 구성됐다고 할 수 있다.

    김기춘 비서실장. (자료사진)

     

    ◈ 또 살아남은 김기춘…문창극에 발목잡힐 가능성 커

    수석 가운데 원년 멤버는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두 명으로 줄었고, 지난해 8월 청와대에 들어온 수석 가운데는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두 명만이 남게 됐다.

    수석비서관 9자리 가운데 핵심인 민정, 홍보, 정무수석을 1년 3개월 사이에 세번이나 교체한 점은 박근혜정부의 청와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더 이상의 수석비사관 인사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편이 끝남에 따라 13일에는 중폭 이상의 개각 발표가 예상된다.

    이번 청와대 개편 인사에서도 김기춘 비서실장은 유임됨으로써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언제까지 박 대통령을 지킬 지는 두 사람만 아는 사실이지만 그의 롱런을 위협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급속도로 힘을 얻고 있는데 문창극 총리 내정자 문제다.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보수논객'이라는 점 외에 특별히 하자가 없을 것 같았던 문 내정자지만 하룻만에 지금까지 여느 공위공직 후보자들에게서 발견하지 못한 '역사관' 앞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말할 것도 없고 새누리당내에서도 후보 사퇴 또는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일부 초선 의원들은 자신 사퇴를 요구한 것도 집권 여당 역사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광경이다.

    청와대가 비서진 개편에 이어 개각을 예정대로 단행하는 모습에서 문 내정자에게 제기된 문제를 정면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할 수도 있지만 좀더 정확한 청와대의 스탠스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다는 것이다.

    싫다는 사람 어렵게 불러냈다가 여론이 나빠지기 시작했다고 팽(烹)시키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특히 문창극 카드가 안대희에 이어 두번째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청와대가 문 내정자를 두둔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동생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까지 나오는 등 상황이 급속도록 나빠지고 있다. 개신교는 개신교대로 문 내정자와 선을 그어야 하고, 타종교는 타종교대로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불만일 수밖에 없다.

    문 내정자가 무너지면 이번 개편에서 유임된 김기춘 비서실장도 위험해지고 박 대통령도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 따라서 세 사람이 공동 운명체지만 새로운 문제점들이나 의혹들이 추가되면서 공동운명체가 심각한 위험 상태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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