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색의 도시' 바르셀로나와 카스티야 지역의 중심 도시이자 '국보급' 컬렉션을 자랑하는 '예술과 문화의 도시' 마드리드는 현대적이고 대도시의 느낌이 강하다. 반면 톨레도와 세고비아는 '중세도시' 다운 고즈넉한 풍모를 자랑한다.
그렇다면 가장 정열적인 스페인을 만날 수 있는 지역은 어디일까? 맞춤여행 전문여행사 투리스타가 카탈루냐와 카스티야 지역의 주요 도시에 이어 '진짜'스페인을 느낄 수 있는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의 주도 세비야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투리스타 제공)
마드리드에서 세비야까지는 자동차로 500km가 넘는 꽤 떨어진 거리다. 이동 시간을 반 이상 단축하고자 한다면 고속열차 또는 로컬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다.
세비야는 스페인이 '해가 지지 않는 대제국'으로 강성했을 때 다른 어떤 도시보다도 황금시대 최고의 영광의 순간을 누린 곳이다. 과달키비르 강 하구에서 100km 정도 내륙으로 들어온 곳에 위치한 세비야는 15~17세기 무렵 무역을 책임지고 신대륙과 통하는 중요한 항구였다.
역사와 경제발전에는 자연스레 다채로운 문화가 따라온다. 풍성한 역사를 바탕으로 그 위에 경제적 번영이 더해지자 건축과 예술 등 각 분야에서 세비야의 문화가 꽃피었다. 이 때문에 세비야는 스페인이 가장 번영했던 시절의 모습을 간직한 유서 깊은 도시인 동시에 현대 스페인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투리스타 제공)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인 '스페인 대성당'은 모스크(이슬람 예배당)가 있던 자리에 고딕양식으로 세워진 건물로 빼어난 조형미를 자랑한다. 사원의 흔적은 히랄다 탑(Giralda)과 오렌지 안뜰에 남아있다.
스페인 대성당의 거대한 내부는 질적으로도 뛰어난 작품들이 가득해 둘러보는데 수 시간도 부족할 지경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여행객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콜럼버스의 묘'다. 스페인에 영광을 안겨준 콜럼버스의 유해가 성당에 안치돼 영면하고 있는데 스페인 옛 왕국의 왕들이 관을 메고 있는 형상이다.
그중에서도 앞쪽 두 사람의 발이 유난히 반짝인다. 오른쪽 발을 만지면 사랑하는 이와 세비아를 다시 찾을 수 있고 왼쪽을 문지르면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첨탑인 히랄다에 오르면 세비야 시내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종루에서는 오렌지 나무가 늘어서 있는 '오렌지 안뜰'이 내려다보이고 넓게 펼쳐지는 풍경이 장관이므로 꼭 정상에 올라가 보도록 하자.
(사진=투리스타 제공)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스페인 광장'은 배우 김태희가 플라멩코를 추는 CF 광고로 우리에게 친숙한 곳으로 반원형으로 이뤄진 광장의 어느 각도를 찍어도 작품 사진을 건질 수 있을 정도로 모습이 뛰어나다. 특히 스페인 58개 도시의 역사적 사건들을 채색 타일로 장식한 벤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광장 앞의 마리아 루이사 공원도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는 곳이니 시간을 내 둘러보길 추천한다.
세비야의 풍요와 번영은 음악가에게도 영감을 선사했다.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와 후속작에 해당하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바람둥이 귀족 돈 후안을 이야기한 '돈 지오반니', 비제의 '카르멘' 등이 이에 속한다. 또 세비야는 스페인의 3대 화가인 궁정화가 벨라스케스의 고향이며 17세기 후반 바로크 회화를 대표하는 거장 무리요도 이곳에서 태어나 작품활동을 펼쳤다.
세비야를 한층 더 매력적이게 만드는 것은 플라멩코와 투우의 본고장이라는 점이다. 세비야의 '마에트란사 투우장'에서는 4월부터 10월까지 투우 경기가 열리며 경기가 없는 때에는 경기장과 박물관 가이드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집시들의 슬픔과 한을 담은 고유의 정열적인 플라멩코를 도시 전역의 크고 작은 장소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식사와 함께 플라멩코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타블라오(Tabloa)를 체험해 보는 것도 좋다.
투리스타 관계자는 "이외에도 세비야에서 남쪽으로 90km 떨어진 헤레즈(Jerez)에서는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에 걸쳐서 '플라멩코 댄스 페스티벌'이 2주간 열린다"며 "상업적이거나 형식적인 관광객용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전통 플라멩코 공연을 맛보고 직접 배워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된다"고 말했다.
취재협조=맞춤여행 전문 투리스타(02-546-6644/www.turist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