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정석과 장승조가 9일 오후 서울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연습실에서 진행된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공개연습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2011년 뮤지컬 ‘헤드윅‘ 이후 3년 만에 뮤지컬 나들이에 나선 배우 조정석.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한 그는 3년 전에도 뮤지컬 스타였지만 몇 년 새 높아진 대중적인 인지도 덕분에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런 부분이 서운할 법하지만 조정석은 “그만큼 저를 아끼고 응원해주시니까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이다”고 했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년)의 코믹한 납뜩이부터 ‘역린’(2014년)의 냉철한 살수 을수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조정석은 9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진행된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시연행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시집간 여자도 아니고, 장가간 남자도 아니지만 친정에 온 느낌이다. 공연계 선후배들과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설레고 행복하다”고 웃었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는 1960년대 영국 공업도시 리버풀을 배경으로, 쌍둥이 형제 ‘미키’와 ‘에디’의 엇갈린 운명을 비극적이지만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1983년 런던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24년간 1만회 이상 공연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미키’ 역의 조정석은 극중 7살부터 20대 후반 청년까지 20여년의 세월을 특수분장 없이 연기력만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에 대해 그는 “물론 다양한 나이대를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있지만 어린아이의 정신세계에 흠뻑 젖으려고 노력 중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연 전 이 작품에 대한 정보가 없었지만 동료들이 ‘좋은 작품’이라고 강추해 출연하게 됐다. 쇼뮤지컬적인 특성 보다는 스토리텔링 측면이 강하고, 한 장면 한 장면이 쌓여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다”고 했다.
2004년 한국에서 ‘블러드 브라더스’를 초연했을 때도 연출가로 내한했던 글렌 웰포드는 “이 작품은 ‘뮤지컬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뮤지컬’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쇼뮤지컬적인 부분을 덜어냈다. 또한 공연하는 나라마다 세트, 음악 등을 새롭게 바꾼다는 점에서 다른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대본은 ‘리타 길들이기’ ‘셜리 발렌타인’ 등으로 유명한 영국 극작가 윌리 러셀이 썼다. ‘미키’ 역은 배우 조성석과 송창의가 더블 캐스팅됐고 ‘에디’ 역은 장승조와 오종혁이 번갈아 출연한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는 오는 27일부터 9월 14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