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의 한 장면
세기의 여배우에서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가 모나코의 운명을 지켜낸 치밀한 4단계 처세술이 19일 개봉하는 영화 '그레이스오브 모나코'를 통해 공개된다.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는 그레이스 켈리(니콜키드먼)가 위기에 처한 모나코를 구하기 위개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수려한 미장센과 니콜 키드먼의 뛰어난 연기를 볼거리로 앞세우고 있다.
마릴린 먼로, 오드리 헵번과 함께 1950년대 할리우드를 풍미했던 그레이스 켈리는 모나코의 레니에 3세와 결혼식을 올리며 왕비의 자리에 올랐다. 왕비로서 누구보다 강인하고 현명했던 그녀는 1960년대 프랑스에 합병될 위기에 처했던 모나코를 지켜냈다.
자신의 인기와 미국인이라는 국적을 영민하게 활용해 모나코를 위기에서 구해낸 그레이스 켈리는 나아가 모나코가 세계적인 관광 대국으로 발전하는 데도 일조했다.
■ 내 편을 찾아라
고향인 미국을 떠나 모나코 왕실에 입성한 그레이스 켈리는 언어도, 문화도 익숙지 않은 곳에서 끊임없는 감시와 견제에 시달린다.
프랑스가 모나코를 합병하려는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내자, 왕실 내부 정보는 밖으로 새나가기 시작하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닥친다.
하지만 그 어떤 위대한 계획도 혼자서는 실행할 수 없는 법. 그녀는 남편인 레니에 3세가 '정신적 아버지'로 불렀던 프란시스 터커 신부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자신이 직접 뽑은 비서를 이용해 왕실 내부를 은밀히 조사하기 시작한다.
■ 언론의 관심을 이용하라
영화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의 한 장면
모나코의 국경을 차단하고 모든 교류를 막아버린 프랑스 탓에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그레이스 켈리는 그 어느 때보다 화사한 드레스를 챙겨 입고 간식 바구니를 챙겨 국경 지역으로 달려간다.
보수적인 남성 정치가들은 '철 없는 행동'이라며 의아해 했지만, 언론을 이용하려는 그녀의 계획은 적중했다.
그녀의 의도대로 국경 지역의 군인들에게 호의를 베풀며 함께 미소 짓는 그레이스켈리의 모습은 뉴스를 장식한다.
곧이어 귀족 부인들과 함께 국경을 넘어 프랑스 파리로 달려가 기자들을 불러모은 그레이스 켈리는 각국의 정상들을 초대하는 적십자 연례 연회 계획을 발표하고 이 소식은 전세계로 뻗어 나가게 된다.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라그레이스 켈리가 프랑스에 맞설 준비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이에도 왕실의 정보는 끊임없이 프랑스로 새어나간다. 왕비라는 지위 때문에 함부로 움직일 수 없는 그녀는 왕궁의 모든 통신 내역을 입수하고 의심이 가는 이부터 차례로 뒷조사를 시작한다. 철저한 보안을 위해 이 모든 것을 남편인 레니에 3세에게도 비밀에 부치는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첩자를 색출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확실한 내편을 만드는 것. 미국인인 그레이스 켈리에게 이질감을 느끼는 모나코의 귀족과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그녀는 모나코의 역사, 문화, 정치, 언어를 집중 연구하는 것은 물론, 시장 골목으로 나가 상인들을 돕고 자선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특별한 왕비 수업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