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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 '더 콩그레스' 복제품이 진짜를 대체하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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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영화 어때] '더 콩그레스' 복제품이 진짜를 대체하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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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세 관람가, 124분, 5일 개봉

    더 콩그레스 보도스틸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영화를 만들고 있는 아리 폴만 감독. 감독의 신작 '더 콩그레스'는 기존에 봐오던 영화적 문법과 다르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하고 놀라운 영화적 체험을 안겨준다.

    단순하게 현실은 실사, 환상은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영화의 스토리와 긴밀하게 연계돼 예상 이상의 시너지를 발휘한다.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 환상 부분이 길어지면서 마치 약에 취한 듯 몽롱해져 졸음이 오는 부작용(?)이 있으나 총천연색의 화려한 환상장면이 있기에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관객에게 안겨주는 충격은 더욱 크다.

    유명SF소설 '미래학적 사회'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가 평생 짝사랑한 제니를 연기한 로빈 라이트가 실제 자신의 이름과 직업 그대로 출연해 이야기에 사실성을 부여한다.

    한때 만인의 연인이었던 여배우 로빈 라이트는 몇몇 출연작이 연달아 실패하고 4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대중의 외면을 받기 시작한다.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남편 없이 돌보고 있는 그는 어느 날 세계적인 영화사 ‘미라마운트’에게서 마지막 제의라면서 기가 막힌 제안을 받는다.

    바로 자신의 모든 감정과 표정과 연기를 모션 캡쳐해 CGI배우를 만들 것이니 그 가상의 배우가 활동하는 동안 숨어서 지내라는 것이다.

    더 콩그레스 보도스틸

     

    복제품이 난무하면서 오리지널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무엇이 오리지널인지조차도 모르게 된 작금의 현실에서 충분히 상상가능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라이트는 자신의 정체성 일부를 포기하라는 제의에 심각하게 고심하나, ‘영원히 젊음을 얻을 기회’며 ‘어차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대형 영화사 간부의 반 협박에 마지못해 제안을 수락한다.

    라이트가 모션 캡쳐를 위해 둥근 모양의 스튜디오에 들어가 마지막 연기를 펼치는 장면은 마치 영혼을 뺏기는 것처럼 느껴져 왠지 모르게 쓸쓸하다..

    여기에 라이트 최고의 연기를 위해 평생 그녀와 함께 한 매니저 역할의 하비 케이틀이 지금껏 한 번도 밝히지 않았던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마치 그들의 마지막 교감이 '정서'로 대변되는 아날로그 시대의 종식처럼 다가와 서글픔과 슬픔을 자아낸다.

    매우 강렬하게 시작되는 이 영화는 오히려 중반부 약물을 흡입해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살아가는 미래가 펼쳐지면 몽롱할정도로 혼란스럽다.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사람들이 무엇을 쫒고 그것을 위해 자신들의 무엇을 희생하는지도 모르는 모양새다. 인간의 욕망을 더욱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신기술이 개발돼 사람들이 그것에 열광하며 산다지만 실상은 현실을 외면한 채 서서히 자아를 잃어가는 행위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너무나 우울하고 두려운 미래가 아닐 수 없다

    심영섭 영화평론가는 최근 더 콩그레스 관객과의 대화에서 “포스트 ‘아바타’ 이후 기술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영화 제작 시장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한다”며 “이런 시각적인 자극에 의존하는 현상이 지속되면 결국 디지털 영화조차 소멸하고 사람들이 환각에 중독되지 않을까 하는 영화 산업의 미래에 대한 근심이 담겨 있다”고 영화의 주제를 설명했다.

    또한 “이 영화에서 복제품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복제품 시대를 살아가면서 본인의 아우라가 사라지게 되고 거짓 아우라를 만든다. 현대의 철학자들은 현실과 현실의 모조품조차도 경계가 사라지면서 결국 모조품의 세계가 현실의 세계보다 더 그럴듯해지는 것을 걱정한다. 더 콩그레스에는 이런 매트릭스적인 디지털 시대가 근심하는 세계관이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리 폴만 감독은 공상과학 소설의 거장 스타니스와프 렘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렘의 모든 작품의 판권을 다 갖고 있으며 더 콩그레스는 작가의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한 첫 번째 작품이다. 15세 관람가, 124분, 5일 개봉{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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