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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걸' 미르카 비올라 "청년실업문제 심각, 섹스업종에 뛰어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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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걸' 미르카 비올라 "청년실업문제 심각, 섹스업종에 뛰어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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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젊은이들의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미르카 비올라 감독. (사진 이명진 기자)

     

    1987년 '미스 이탈리아' 왕관을 썼으나 기혼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자격을 박탈당한 화제의 인물. 그녀가 영화감독으로 변신해 한국을 첫 방문했다.

    인터넷 섹스 서비스 사업에 뛰어든 네 미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캠걸'의 미르카 비올라 감독(46)이 그 주인공이다.

    캠걸이 지난달 29일 개막한 제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비올라 감독을 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딸과 함께 나왔는데 딸의 막내이모쯤으로 보일 정도로 젊고 아름다웠다.

    프로필 사진에서 봤던 섹시한 미녀보다는 부드러운 갈색 눈이 사려 깊고 지적인 느낌을 주는 여성이었다.

    그는 캠걸이란 민감한 소재의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로 "현재 이탈리아 젊은이들의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일자리가 부족해 다수의 청춘이 실직상태고 그러다보니 인터넷 성인사이트에서 일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미스 이탈리아에 출전한 이유를 묻자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은 뒤 "내 나이 19살에 첫 아이인 아들이 2살일 때 남편과 상의하고 출전한 것"이라며 "설마 될지 모르고 그냥 젊으니까 다양한 경험을 해본다는 차원에서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딸은 일하는 엄마에 대해 "확고한 자기주관이 있어서 어떤 일도 잘 결정한다"며 "다정하고, 자식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친구 같은 엄마"라고 귀띔했다.

    - 한국을 방문한 소감은

    "도시가 아름답고 사람들이 친절하고 자기 일에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것 같다. 좋은 인상을 받았다."

    - 섹스 사업에 뛰어난 네 여자의 이야기를 하게 된 배경은

    “현재 이탈리아의 현실, 젊은이들의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자리가 부족해 많은 젊은이들이 실직상태다. 일자리가 부족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인터넷 성인 사이트에 뛰어든 여성들이 있다. 이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른 여럿국가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 여자들끼리 연대해 일을 시작하나 성과 사랑이 뗄 수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 고객과 사랑에 빠지거나 남자친구와 갈등을 겪고 변태 고객에게 위협을 받는 상황에 처하는 한편 업계 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네 여자의 관계마저 흔들리는 등 결국은 장렬하게 실패하는 이야기다.

    "그게 이탈리아 사회의 현실이다. 청년실업은 이탈리아의 가장 큰 사회문제다. 젊은이들이 현실을 타개하려고 이것저것 시도하나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실패하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 이 영화를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이라면.

    "첫 번째는 예산문제. 이탈리아가 경제위기라서 정부의 지원금이 적었다. 20개 주 중에서 겨우 2개 주에서 지원금을 받아서 제작비의 20%를 충당했다. 나머지로 사비로 해결했다. 두 번째는 노출장면이 있고 주제가 세다보니까 배우를 찾는 게 어려웠다. 주인공 알리체를 연기한 안토니아 리스코바만 유명하고 나머지는 신인급이다."

    캠걸 포스터

     

    미스 이탈리아에 출전한 것은 기혼자에게 잘 주어지지 않는 일의 기회를 잡기 위한 목적이 있었나?

    “전혀. 16살에 결혼했지만 15살부터 밀라노에서 패션모델로 활동했다. 이미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출전을 발판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의도는 없었다. 다만 아직 젊으니까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남편과 상의해서 결정한 일로 출전 이후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난 차이 정도만 있었다.” {RELNEWS:right}

    - 모델과 배우로 활동하다 감독으로 데뷔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은 어릴 적부터 있었다. 스무 살에 영화공부를 했고 시나리오 작법도 배웠다. 감독 보조일도 하다가 2011년에 데뷔했다. 앞으로도 연출과 조감독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 데뷔작 '사랑의 상처'는 어떤 영화인가. 캠걸처럼 여성의 고민과 현실을 다뤘나?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다. 저는 남성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여성의 주체성을 보여주고 싶다. 사랑의 상처는 홀로 딸을 키우는 여성이 불륜관계인 남자와 결국 헤어지고 다시 자신의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다.”

    - 현대사회가 미녀에게 주는 특권을 누리며 살수도 있을 텐데, 굳이 여성문제에 관심 갖게 된 배경은

    “아름다움은 한순간이다. 영원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가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성문제는 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사회문제를 알고 관심을 갖는 것이 우리사회를 돕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통해 사회문제를 다루고 사람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제게 무척 흥미로운 작업이다.”

    - 결혼을 무척 빨리했는데 후회한 적은 없나?

    “없다. 남편도 훌륭한 사람이고 결혼 이후에도 제 삶을 이어가고 있으며 가족도 생겨서 너무 좋다. 스무 살에 벌써 두 아이의 엄마였는데 원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이란 표현이 좀 그렇지만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 보통 결혼하면 자신의 일을 하기 쉽지 않다. 가능했던 비결은.

    “이탈리아에 경제위기가 닥치지 않던 시기에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친정과 먼 곳에 떨어져 살았으나 돈을 벌기가 어렵지 않아 유모를 고용해 육아 문제를 해결했다.”

    - 당신 영화 속 주인공뿐만 아니라 당신의 딸도 20대로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을 타개해야 하는데 지금의 20대 여성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돈을 쉽게 벌기란 쉽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함께 고민해라. 신중하면서 주도적으로 길을 찾되 단합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미르카 비올라 감독. (사진 이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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