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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이 겉치장을 거둬냈다. 화장은커녕 면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머리카락도 헝클어진 채 질끈 묶었다.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정윤철 감독·CJ엔터테인먼트 제작)''에서다.
21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에서 전지현은 꾸밈없이 소탈한 다큐멘터리 PD 송수정으로의 변신을 선보였다.
트레이드마크였던 긴 생머리를 자른 전지현의 변화는 얼굴에서도 드러났다. 화장기 없는 얼굴이 클로즈업 될 때마다 코끝 점은 물론 볼에 가득한 주근깨가 적나라하게 보였다. CF 속 전지현의 화려한 모습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적잖은 충격이다.
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도 전지현의 맨얼굴 연기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영화적 설정일 거란 예상과 달리 전지현은 "후회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은 ''완후(완전 후회의 줄임말)'' 상태"라며 "적나라하게 나와 놀랐다"며 머쓱해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 전지현은 후회하는 감정을 늘어놓기 보다 맨얼굴이 불러온 장점을 설명하기에 더 바빴다.
"화장기 없는 얼굴 덕분에 송수정의 감정들이 거짓 없이 진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며 "CF처럼 화면에서 보여준 강한 느낌은 감정을 드러내기가 어려운데 이번 영화에서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진실한 감정이 담겼다"고 했다.
[BestNocut_R]또 "제가 예쁘다는 뜻은 아니다"는 전제를 깔더니 "사실 대부분 여배우는 맨얼굴을 두려워하거나 긴장하지 않는다"면서 "예쁜 사람들이 정말 많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스러운 매력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년간 화려한 CF와 멜로 영화를 거친 여주인공 답지 않게 "화장법에는 워낙 무지하다"는 고백도 했다. "원래 성격도 편안한 차림을 좋아하는데 화장법은 잘 모르고, 모르면 무식하다는 말처럼 화장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영화 찍으며 변화의 필요성 느꼈다"그동안 기획성 멜로영화에 주로 출연했던 전지현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통해 꾸밈없는 연기에 도전했다. 자신을 슈퍼맨이었다고 믿는 남자(황정민)를 카메라로 찍으며 행적을 좇는 송수정은 인간을 향한 불신을 점차 씻어내는 인물이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맺는 영화의 화자이기도 하다.
전지현은 "내공 깊은 배우 황정민 씨와 정윤철 감독이 가야 할 길을 일러줬고 정확히 그 길을 걸으려고 했다"며 "촬영하면서 스스로 노력해야겠다, 좀 바뀌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이 영화를 통해 관객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배우로 좀 성숙한 것 같다"며 "성숙하면서 새로운 걸 발견하는 전지현이 되겠다"고 했다.
영화로 얻은 여러 성과를 전했지만 100% 만족할 수는 없는 듯 전지현은 편집을 통해 잘려나간 출연분량을 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감정을 살리는 많은 부분이 잘리는 걸 보고 옆에 앉은 감독님을 툭툭 치며 ''왜 잘랐느냐''고 물었다"면서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한 만큼만 영화에 나온 것 같다. 결과의 잣대는 관객의 몫이다"고 평가는 관객에게 돌렸다.
장편 데뷔작 ''말아톤''으로 5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정윤철 감독의 신작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오는 31일 관객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