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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잔'' ''유리창에 비친 안녕''으로 뭇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원조 아이돌 김승진(40)이 돌아왔다. 앳되고 귀티나는 모습 대신 성숙한 가창력과 깊이 있는 음악을 들고 왔다.
김승진의 음악 열정은 이번에 발매한 미카엘 밴드 2집 ''눈의 여왕''에 흠뻑 녹아 있다. 4곡이 수록된 미니앨범이지만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
타이틀곡 ''눈의 여왕''을 비롯, ''Love 4 u'' ''이별 그 후'' ''All for you''는 모두 1집부터 단짝처럼 작업해 온 가수 겸 작곡가 김준선이 맡아 작곡했다. ''눈의 여왕''은 경쾌한 미디엄 템포 위에 슬픔이 묻어나는 가사와 멜로디가 접목된 이색적인 곡이다. 노래들은 음악 팬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힘들게 낸 앨범이라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라는 게 이번 앨범을 낸 김승진의 각오다.
사업 실패, 사기 등으로 음악 활동에도 시련 힘들게 앨범을 낸 이유를 물었더니 김승진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간의 사연을 쏟아냈다. 팬들에게는 김승진의 컴백이 꽤나 오랜만의 일인 듯 하지만 사실 그는 그간 끊임없이 음악 활동을 하고 있었다.
"91년 후반까지 활동을 활발하게 하다가 95년에 다시 나왔죠. 컴백까지 너무 어려워서 이것저것 사업도 펼쳤는데 결국 사기만 당하고 끝났어요. 그 때 내가 할 일은 음악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찾기 위해 96년에는 일본에 갔다. 녹음에만 1억 2000만원이나 들여서 앨범 작업을 했지만 배신만 당하고 돌아왔다. 97년도에 IMF가 터지면서 어려움은 더 컸다. 힘든 시기였음이 분명했을텐데 그는 "그래도 내가 원하는 음악을 찾게 돼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김승진은 피혁공장을 하는 아버지의 지원과 본인의 넘치는 끼 덕택에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일련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는 97년 결국 아버지와 결별하고 홀로 서기를 시도했다.
"97년도에 집을 나와서 옥탑방을 전전했죠. 술로 하루하루를 살았고요. 그냥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일념만으로 버텼죠. 그러다 2003년에 겨우 ''미카엘 밴드'' 1집을 낸 거에요"
그러나 ''미카엘 밴드'' 1집 활동 역시 녹록지 않았다. 3억 5000만원의 제법 큰돈을 투자 받아 편하게 활동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또 한 번 사기 사건에 휘말리면서 단 두 달밖에 활동하지 못한 것이다.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2005년 우여곡절 끝에 솔로앨범 ''무사지심''을 냈지만 이 앨범 활동 역시 자금 문제 때문에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한 해 두 해가 지나면서 김승진은 조금씩 세인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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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 똘똘 뭉친 20대 멤버들과 미카엘 밴드 2집 활동 시작 그런 그가 와신상담 끝에 낸 앨범이 바로 이 미카엘 밴드 2집이다. 1집에 이어 미카엘 밴드라는 이름은 유지하고 있지만 밴드 멤버는 김승진을 제외하고 모두 새로운 인물이다. 드럼의 전승환과 베이스 기타를 맡은 박선빈은 1986년생. 리드 기타의 오윤철과 건반의 전계리는 각각 83년생, 79년생이다. 68년생인 김승진과 막내 멤버와의 나이 차이는 무려 18세.
"밴드가 해체된 후 직접 새 멤버를 모집했는데 마음에 드는 친구들을 만나기 힘들었어요. 수소문 끝이 이 멤버들을 만났는데 나이는 어리지만 열정이 대단하더라고요. 순수하게 음악만 좋아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 함께 작업하게 됐습니다. 이들이 진짜 음악을 할 수 있도록 제가 맏형 노릇을 톡톡해 해야죠."
오랜만에 활동다운 활동을 하게 됐지만 조급한 마음은 없다. 올 한해는 앨범 수록곡 4곡으로 충분히 활동을 한 후 다음 앨범을 낼 계획이다. 여름까지는 꼭 미카엘 밴드의 이름을 알리겠다는 계획도 있다.
"''미카엘 밴드''는 천사의 이름 ''미카엘''에서 차용한 이름이에요. 나쁜 일을 다시는 당하지 않고 싶다는 의지가 담겨 있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제는 마음 편하게 음악만 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일뿐이라 생각해요."[BestNocut_L]
김승진은 한 때 드라마 ''달빛가족''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적도 있다. 다시 연기를 할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연기에는 별 취미기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저는 가수잖아요. 공연하고 무대에 있는 모습이 가장 ''김승진''다운 모습이에요. 연기를 하거나 사업을 하는 모습은 저답지 않았어요. 오랫동안 팬들을 만나지 못했지만 앞으론 다시 그런 일 없을 겁니다.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