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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추돌, 신호기 고장…자동정지장치 먹통(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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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열차추돌, 신호기 고장…자동정지장치 먹통(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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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호기 고장 났는데 나흘동안 몰라"

    2일 오후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승객 170여 명이 부상자가 발생하는 전동차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들이 사고현장을 복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는 신호기 고장으로 열차자동정지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신호기 오류가 나흘 동안 사실상 방치된 셈이어서 서울 메트로 측의 시설 관리 소홀 문제를 놓고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 메트로 장정우 사장은 3일 오후 3시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사고 당시 상왕십리역 승강장 진입 직전에 설치된 신호기 중 2개가 데이터 오류로 신호를 잘못 표시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신호기가 정상 상태였다면 상왕십리역에 열차가 정차하고 있는 경우 신호기 3개가 후속 열차 기준으로 '주의·정지·정지' 순으로 표시돼야 하는데, 사고 당시에는 '진행·진행·정지' 순으로 표시됐다는 것이다.

    신호기가 정지로 표시되면 자동정지 장치(ATS)가 작동돼 제동이 걸리지만 신호기가 진행으로 잘못 표시돼 ATS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사고 열차 기관사는 진행표시를 보고 시속 68㎞로 운행하다 정차 중인 앞 열차를 발견하고 비상제동을 걸었지만, 제동거리 부족으로 시속 15㎞ 속도로 추돌했다.

    서울시 조사 결과, 서울 메트로는 지난달 29일 을지로 입구역 선로전환기 잠금 조건 변경을 위한 연동장치 데이터 수정작업을 했는데, 이후 새벽 3시 10분부터 해당 신호운영 기록장치에 오류가 발생했다.

    서울메트로 측이 나흘 동안 오류가 지속됐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나흘 동안 하루 550대 열차가 사고 위험에 노출된 채 승객들을 실어나른 셈이다.

    이에 대해 서울 메트로 측은 "서울 메트로 측은 세월호 참사 후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전동차에 있는 승객과 관련한 장비 등에 대해서 특별점검을 실시했지만, 신호기는 일상점검 대상이라는 이유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추돌사고가 난 직 후 최초 신고자는 시민이었다. 사고 당일 오후 3시 30분쯤 시민이 119에 신고했고 관제소는 2분 뒤인 오후 3시 32분쯤 승강장의 비상통화장치를 통해 상황을 인지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먼저, "최초 사고 발생 추돌 시점은 오후 3시 30분인데 시민이 119로 신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기관사들이 대피방송 하느라 시민이 신고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승객들이 사고 당시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해 초동대응 논란도 일고 있다.

    정 사장은 "추돌한 후속열차의 차장은 오후 3시 31분 '앞 열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한다'고 방송했고, 3시 32분에는 '상황파악 후 다시 안내방송을 하겠다'고 알렸다"며 "그러나 앞 차량은 승무원이 객실로 이동하면서 육성으로 승객 대피를 유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앞서 3시 35분부터는 부역장이 역사 내 안내방송을 했으며 3시 43분부터는 모든 역사에 방송이 됐다"며 "3시 44분엔 유관기관과 모든 직원이 상황을 인지했고, 사고 발생 30분 후인 4시에 승객이 모두 대피했다"고 덧붙였다.

    승객들이 안내 방송을 듣지 못한 이유에 대해 서울 메트로 측은 "열차 추돌사고로 칸과 칸을 이어주는 연결기가 11개소 이상이 끊어졌거나 협착이 됐다"며 "이로인해 열차별로
    일부 승객만 안내방송을 들은 걸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향후 관제 시스템과 매뉴얼을 정비하고 문제가 된 신호기에 대해선 일상 점검을 통해 이중 확인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급한 곡선 구간이 포함된 2호선 17개 역의 경우 매일 첫 열차 운행 전 1시간 동안 선로전환기, 신호기, 전기시설물을 점검하겠다는 것. 이 구간은 200m마다 설치된 신호기 2개가 연속해서 보이지 않는 곳이다.

    아울러 서울 메트로는 전·후방역 열차운행위치 정보를 담은 안내 모니터도 기관사가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할 예정이다. 안전운행 매뉴얼도 곡선부, 역사진입구간 등 구간별로 세분화해 정비한다.

    이번 사고로 243명이 다쳤고 이 중 53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쇄골과 어깨 골절 등으로 입원한 승객 3명은 수술을 받았으며, 코뼈 골절 등을 입은 4명도 곧 수술을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부상자에 대해서는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고 간병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간병인 비용도 지급키로 했다. 입원환자 중 자영업자가 있다면 이들의 영업 손실도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수사본부가 차려진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메트로 본사와 사고 현장인 성동구 상왕십리역 사무실, 군자 차량기지내 사고 열차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RELNEWS:right}경찰은 사고 열차의 운행기록이 담긴 블랙박스를 비롯해 CCTV, 운행일지, 무전 교신 내용, 사고 차량의 안전 점검 일지 등을 확보해 분석중이다.

    경찰은 또한 상왕십리역에 정차해 있던 열차 차장 황모(27) 씨와 기관사 박모(49) 씨를 조사했고, 후행열차 차장 곽모(55) 씨도 이날 조사할 예정이다.

    후행열차 기관사 엄모(46) 씨의 경우 오른쪽 어깨가 탈골돼 수술을 받고 입원중이어서 상태가 호전되는대로 방문 조사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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