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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절체절명 순간' 타인 위해 목숨 던진 영웅들



사건/사고

    [여객선 침몰] '절체절명 순간' 타인 위해 목숨 던진 영웅들

    구조되는 승객들. (사진=해경 제공)

     

    16일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절체절명의 그 순간에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 영웅들의 사연이 공개됐다.

    평소 선내 방송을 담당하던 세월호 승무원 고(故) 박지영 씨는 이날 침몰하던 세월호에 끝까지 남아 학생들을 구출하는데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박 씨는 여객선 3층에 비치돼 있던 구명조끼가 다 떨어져 학생들이 불안해 할때 선체가 기울어 움직이기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구명조끼를 구해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또 박 씨는 점점 침몰해가는 배 안에서 여기저기 두려움에 떨고 있던 학생들의 마음을 달래며 대피시켰다.

    "언니는 구명조끼 안입어요?"라고 묻는 여학생에게 박 씨는 "선원들은 맨 마지막이다. 너희들을 다 구하고 난 나중에 나갈게"라고 의연하게 답했다.

    순식간에 배에 물이 차올라 급박한 순간에도 박 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구명조끼를 학생들에게 양보하며 대피 관련 안내방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객 양모(49) 씨는 "3층에 있던 여 승무원(박 씨)은 모두가 탈출하는 마지막까지 안내방송을 했고 마지막까지 먼저가라고 고함을 질렀다"고 전했다.

    2012년부터 대학을 휴학하고 친적의 권유로 청해진해운에 입사한 박 씨는 홀어머니와 여동생과 생활하며 생계를 도운 효녀로 평소 인사성이 밝고 배려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고 동생같던 학생들과 부모님 같던 승객들을 구하는데 필사적으로 온 힘을 쏟았던 박 씨. 정작 그녀는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안산 단원고에서 첫 사망자로 확인된 고(故) 정차웅(18) 군도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건네고 친구를 구하려다 숨졌다.

    활달한 성격에 유달리 친구들을 잘 챙겼던 정 군은 덩치가 커 학교에서 '웅이'라 불리던 쾌활한 학생이었다.

    교우관계도 좋았고 책임감도 뛰어났던 정군은 수학 담당인 담임선생님을 유독 잘 따라 학급에서 수학부장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소 부모님의 속을 썩인 적 없는 모범생이었고 검도 3단의 유단자로 대학 체육학과에 진학하는 꿈을 키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에 있는 한 회사에 건축배관설비사로 취업해 첫 출근을 하는 길에 사고를 당한 김홍경 씨는 여객선이 완전히 침몰하던 그 순간까지 탑승객들을 구하며 마지막으로 탈출했다.

    김 씨는 배가 기울어지던 30여분 동안 주변 사람들과 함께 커튼과 소방호스를 묶어 1층에 있던 학생 20여명을 위층으로 올려 구조했다. 이들은 급파된 해경의 헬기로 구조됐다.

    김 씨는 "여객선 2층에 탑승했는데 오전 8시 40분 쯤 배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순식간에 기울어지며 선실에 물이 차올랐다"면서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씨는 긴박한 순간에도 "학생들을 먼저 구하자"고 외치며 주변에 있던 젊은 사람들과 학생 구조에 온 힘을 쏟았다.

    김 씨는 주변 사람과 합심해 커튼과 소방호스를 이어 구명줄을 만들었고 이 줄로 학생 20여명을 구조했다.

    배에 마지막으로 남은 김 씨는 차오른 물에 휩쓸리면서도 후미 쪽에서 물 속에 있던 한 학생을 구하고 자신은 선수 쪽에 접근한 어선에 의해 겨우 구조됐다.

    김 씨는 배가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선실에 있으라'는 방송을 여러차례 들었다고 밝히며 "학생들이 그 방송 때문에 구명조끼를 입고 바깥으로 나올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더 많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가슴이 미어진다"고 고개를 떨어뜨려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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