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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산호, "군대서 이별 경험 영화에서 재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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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인터뷰] ''기다리다 미쳐''로 스크린 신고식 치른 김산호

     



    김산호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00년 처음으로 연극을 봤다. 수능을 마치고 대학입시 원서를 쓰다가 우연히 찾은 공연장은 유시어터. 때마침 공연하던 ''햄릿''에는 유인촌을 비롯해 최민식, 이혜영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었다.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던 고교생 김산호는 연극을 보고서야 꿈을 찾았다. 태어나고 자란 천안의 고등학교로 돌아와 연극영화과에 지원하겠다고 하자, 담임 선생님은 김산호에게 "돌았냐"고 다그쳤다. 그때까지 건축학과를 지망했던 김산호는 꾸중에도 결심을 굽히지 않고 서울예대 연극과에 진학했다.

    도전을 감행하고 7년이 흘렀다. 그 사이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온 김산호는 평일 오후 8시 20분 채널을 MBC에 맞추면 어김없이 만나는 친근한 존재가 됐다.

    [BestNocut_R]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에서 베일에 가려진 ''산호 총각''으로 출연하는 김산호는 방송이 6개월째로 접어든 덕분에 길거리에서도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을 쉽게 만난다. 극 중 캐릭터를 연상해 "산호 총각"이라고 부르는 여성 팬들과도 자주 마주친다.

    "액션부터 멜로, 스릴러까지 여러 장르를 한 번에 할 수 있어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시트콤의 장점을 든 김산호가 이번에는 영화로 무대를 옮겼다.

    영화 데뷔작 ''기다리다 미쳐''는 김산호의 경험담

    내년 1월 1일 개봉하는 ''기다리다 미쳐(류승진 감독·아이필름 제작)''는 김산호의 영화 데뷔작이자 경험담이기도 하다. 경기도 가평의 맹호부대에 포병으로 입대하고 나서 2년간 만난 여자친구와 이별했다.

    "1년을 기다렸는데 또 1년이 남았으니 견디기 힘들었겠죠. 영화에서처럼 여자친구에게 전화해서 질질 짜고, 휴가 나가서 찾아가 봤지만 소용없었어요. 보초 서면서 멍하니 별을 보면 마음을 달랬죠(웃음)."

    김산호가 연기한 ''은석''은 닭살돋는 캠퍼스 커플이지만 입대 후 여자친구와 멀어지다가 끝내 이별하고 만다. 영화와 같은 상황을 직접 경험한 탓에 김산호는 어느 때보다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헤어질 만한 상황이에요. 젊은데 어떻게 몇 년을 기다릴 수 있겠어요. 당할 때는 정말 아파서 괜히 삽질을 했지만 이제는 이해해요."

    제대하고 의연하게 여자친구를 대하는 영화 속 ''은석''처럼 김산호 역시 당시의 이별을 담담하게 돌이켰다. 오히려 경험 덕분에 연기에 도움을 받아 다행이라는 듯 얼굴에서 미소를 거두지 않았다.

    영화를 봐달라고 자신있게 부탁할 수 있는 이유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란 믿음 때문이다. "군대에 갔다 온 사람이라면 혹은 고무신을 바꿔 신어본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얘기"라고 강조한 김산호는 "공중에 뜨지 않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연기할 수 있어 행운이다"고 했다.

     



    2006년 뮤지컬 ''그리스'', ''바람의 나라'' 주인공 차지하며 주목

    김산호는 군대 있을 때 ''스타처럼 노래하세요''란 제목부터 독특한 책으로 혼자 노래연습을 했다.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우던 때였다. 제대하고 2006년 우연히 뮤지컬 ''그리스''에 코러스로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이때 재능을 드러내 곧바로 주인공에 발탁됐다. 이어 ''바람의 나라''에서도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파격적인 행보를 이었다.

    이름 없는 신인 배우가 연속해 두 작품의 주인공을 차지하자 주위에서 시샘 어린 질투가 일어났다. 걱정하는 이들도 생겼다. 신인이 감당하기엔 벅찬 무대였기 때문이다.

    "공연을 두 달 앞두고 ''바람의 나라'' 주인공에 캐스팅됐는데도 긴장하거나 걱정하지 않았어요. 첫 계단은 미흡해도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100개의 계단에 올라서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김산호는 내년 여름 ''바람의 나라'' 앙코르 무대에 합류한다.

    "뮤지컬부터 시트콤, 영화까지 운이 좋았어요. 과분한 기회 덕분에 쉬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어요. 늦게 연기를 시작했지만 급하게 가지 않고 연예계에서 오랫동안 버틸 거예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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