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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복'' 많기로 유명한 배우 황정민이 무려 17명의 여배우와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다. 뮤지컬 ''나인(연출 데이비드 스완)''에서다.
26일 오후 1시 서울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나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황정민은 "그동안 여복 많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는데 이 작품은 여복의 결정판이다"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이탈리아 영화 ''8과 1/2''이 원작인 ''나인''은 천재 영화감독 귀도 콘티니가 17명의 여인을 만나면서 잊었던 영감을 찾아가는 줄거리다. 황정민은 주인공 귀도를 맡고 천재적 재능과 인간의 내면 사이에서 방황하는 연기를 펼친다.
"성장 뮤지컬이다"고 ''나인''을 설명한 황정민은 "배우로서 삶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했다. 실제의 모습과 극 중 캐릭터에서 같은 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배우로 살면서 늘 자신에게 ''잘하고 있느냐''고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란다.
"겉으로는 배우로 자신이 있다고 믿지만 속으로는 늘 부담이고 바쁘다"고 고백한 황정민은 "일을 어려워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점에서 귀도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BestNocut_R]2004년 ''브로드웨이 42번가'' 이후 4년 만에 다시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황정민은 긴 공백이 불러온 부담도 숨기지 않았다.
"남자 배우가 오직 한 명이라 다른 배우에게 묻어갈 수도 없어 난감하다"며 "귀도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라서 극에 뿌리를 둬야 하는데 지금도 뿌리를 어떻게 박을까 걱정이다"고 했다.
또 "기대를 거는 관객이나 ''지켜보자''는 관객의 서로 다른 시선도 신경쓰인다"며 "관객의 욕구를 100% 충족시켜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일단 공연을 시작하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걱정과 달리 연출자 데이비드 스완은 황정민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데이비스 스완은 "''나인''이 귀도의 원맨쇼적인 성격이 짙어서 한 가지에 국한된 연기자보다 여러 색깔이 필요했는데 다양성을 황정민 씨가 훌륭히 소화한다"고 밝히며 "디렉션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현명한 배우"라고 평했다.
"하루 10시간씩 지하연습실에서 맹연습 중"이라는 황정민의 ''나인''은 내년 1월 22일부터 3월 2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