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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조연설자를 알리지 마라!'' 눈치작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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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각 정당이 대선후보 찬조연설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표를 향한 절박한 심정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찬조연설자 발표순까지 극비에 부쳐 치밀한 007 작전을 방불케 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청년실업자와 축산업을 하는 농민을 앞세워 ''''경제 살리기''''에 대한 열망을 자극했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아내에 이어 기자시절 후배를 전면으로 내세워 가까운 지인들의 든든한 ''''힘''''을 받았다.

    ▽ 백수의 눈물, 농민의 한숨 ''''살려주이소''''

    한나라당은 지난번 TV광고 ''''욕쟁이 할머니''''편을 선보인데 이어 2일 밤 이명박 후보의 찬조연설자가 KBS방송에 출연했다. 찬조연설의 주인공은 지난 2월 지방 전문대를 졸업하고 구직준비중인 이영민(남, 30세)씨.

    연설 첫마디부터 ''''진짜로 살려주이소''''라는 간절한 목소리가 눈길을 끌었다. 스스로 ''''백수''''로 소개한 이씨는 ''''(취업도 못한 상황이라)방송에 나오는 건 쪽팔리지만 이번에 정권 바꿔서 나 같은 백수 좀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곧바로 생산직, 비정규직 안 가리며 지원한 ''''이력''''을 소개한 이씨는 극심한 취업난을 상기시켰다. ''''대학 2년 동안 열심히 공부했고 졸업 후 이력서만 100번 넘게 썼다''''고 했다. [BestNocut_R]

    그동안 찬조연설은 줄곧 후보 경력이나 공약을 일방적으로 선전하고 칭찬일색이었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듣는 입장에선 다소 따분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질 법 했다. 그러나 눈물로 호소한 이른바 ''''살려주이소'''' 연설을 통해 한나라당은 오히려 후보를 앞세우지 않는 차별화를 택했다.

    약 17분간 진행된 연설문에는 ''''기호 2번 이명박'''' 보다는 대부분 ''''비정규직의 설움, 청년백수의 불안'''' 등으로 채워졌다.

    이어 한나라당은 3일 찬조연설자로 충북 음성군에서 축산업을 하는 김창현씨를 내세웠다. 김씨는 농민들의 힘든 경제난을 토로하며 해결사로 경제대통령 이명박 후보의 이미지를 심어줬다.

    연설 스타일 역시 단정하고 공손한 어조보다는 앞서 욕쟁이 할머니처럼 ''''명박이를 화끈하게 밀어주자''''며 거침없는 생활 속 대화로 표현했다. 이명박 후보의 눈을 작은 단추 구멍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 鄭, 부드러운 내조 이어 날카로운 BBK 공격

    대통합민주신당은 정동영 후보의 아내의 내조를 앞세웠다. 정 후보의 아내 민혜경씨는 딱딱한 공약 대신 정 후보의 어머니에 대한 지극정성의 ''''효심''''을 먼저 꺼냈다.

    민씨는 샐러리맨 남편과의 생활고를 털어놓기도 했다. 형편이 어려워 한때 피아노학원을 운영했던 민씨는 ''''시집식구들과 합심해서 작은 것 하나 버리지 않고 정말 알뜰하게 살았다''''고 강조했다.

    민씨는 정 후보의 자상함을 ''''시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 후보의 부드러운 이미지가 두 아들에게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남편에 대해선 ''''결혼 후 26년 동안 제가 바라본 저희 남편 정동영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등을 돌리거나 피하지 않는 사람이다''''고 치켜세웠다.

    연설 중 시어머니를 떠올릴 땐 눈물이 맺히는 모습을 보였다.

    아내의 내조에 이어 대통합민주신당은 4일 찬조연설자로 박영선 의원을 택했다. 박 의원은 과거 정 후보가 MBC기자 시절 후배이자 지금은 지원실장을 맡고 있다.

    박 의원은 이명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BBK 의혹을 건드렸다. 방송기자출신답게 차분하고 논리적인 목소리로 날카로운 공방의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찬조연설자에 대해 당내에서도 극비에 부칠 만큼 함구하고 있고, 그만큼 그들이 선택할 ''''깜짝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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