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연예 일반

    구봉서 "요즘 개그는 위트와 감동이 없어요"

    • 0
    • 폰트사이즈
    구봉서

     

    1926년생으로 올해 나이 여든 둘, 1945년에 악극단 악사로 데뷔해 무대인생 60년을 넘긴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 그러나 카메라 앞에서 해맑은 미소를 짓는 그는 아직까지 영락없는 ''막둥이''였고, 번쩍이는 재치로 좌중을 휘어잡는 그는 여전히 최고의 코미디언이었다.

    아름다운 프로, 코미디언 구봉서

    ''과연 구봉서 장로가 한 시간이 넘는 녹화를 무사히 마칠 것인가?''

    몇 번의 사전 인터뷰를 거치며 제작진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질문이었다. 최근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 앉아 있기조차 힘든 여든이 넘는 노령이기에 녹화가 불가능할 예상도 많았다. 심지어 담당 PD는"일단 녹화를 해보고,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녹화를 중단하거나 불방할 생각도 하고 있었다"라고 말할 정도였는데...[BestNocut_R]

    하지만 그는 프로였다. 지팡이를 짚고 스튜디오에 등장해 가쁜 숨을 연신 내쉬었지만, 녹화가 시작되자마자 6~70년대를 주름잡았던 ''코미디언 구봉서''로 돌아온 것이다. 60여년전 데뷔 초의 에피소드들을 마치 어제일처럼 기억하며 회고해 내고, 특유의 유머로 한 시간이 넘는 녹화시간을 이끌어 나간 것이다.

    "요즘의 개그는 위트와 감동이 없어요"

    젊은 시절 ''쓴소리'' 잘하기로 유명했던 구봉서 장로. 그는 정통 코미디 프로를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 대해서 애정이 담긴 쓴소리를 남겼다.

    "요새도 종종 개그 프로그램들을 보는데, 말장난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모습입니다. 후배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워낙 젊은 층들을 상대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니까 다들 비슷한 스타일로 연기를 하게 되는 모양이에요"

    또한 구봉서 장로는 너무 빨리 흘러가는 자막은 알아볼 수도 없다며, 나이 든 사람들도 배려하는 코미디를 만들어 달라고 후배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연예계의 전도사 ''구봉서 장로''

    해방 직후, 악극단 배우의 대타로 무대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는 구봉서 장로. 그는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 등 400여편이 넘는 영화와 MBC ''웃으면 복이 와요'' 등 TV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6~7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다른 연예인들과 달랐던 점은 그가 인기의 정점에서 독실한 ''예수쟁이''로 변하게 됐다는 것인데.

    70년대 중반, 하용조 목사(현 온누리교회 담임목사)의 전도로 하나님을 영접한 후, 연예인 성경공부 모임을 통해 연예인교회(현 예능교회) 설립을 주도했던 구봉서 장로. 그는 영혼의 파트너였던 ''후라이보이'' 故 곽규석 목사와 함께 연예계 복음화에 힘쓰며 수많은 후배 연예인들을 전도하게 된다.

    "구봉서가 ''예수쟁이''가 됐다고 말이 많았어요. ''웃으면 복이 와요''를 출연하기 위해 MBC에 오는 동료 연예인들은 제가 빠지지 않고 전도를 했거든요"

    1984년, 예순이 가까운 늦은 나이에 당시로는 드물게 연예인 출신 장로로 피택된 구봉서 장로. 그는 바쁜 연예 활동 속에서도 틈틈이 해외 선교활동을 다닐 정도로 하나님께 충실한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특히 아프리카 우간다 지역에 학교 설립을 주도적으로 지원한 끝에, 현지에서는 ''구봉서 학교''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고. 또한 팔순을 넘긴 최근까지 크리스천 연예인으로 이뤄진 올리브선교회 창립을 주도하는 등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그동안 구봉서 장로가 전도한 많은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전도했던 사람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였냐''고 물어본 제작진. 그러나 뜻밖에도 구봉서 장로는 연예인이 아니었다.

    "20년 전이었을 거에요. 임종을 앞둔 생면부지의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해 본적이 한번도 없었던 터라 많이 망설였었죠. ''기도를 짧게 할 테니 눈 좀 감고 들어 주시겠어요?''라고 말하고 두 손을 잡고 기도를 했는데, 왜 그리 눈물만 나오던지... 결국 그 분은 돌아가셨지만 마지막 가는 길에 하나님을 알게했다는 사실에 아직까지 가장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간증 집회를 다니며 치유의 기적도 많이 경험했다는 구봉서 장로.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모든 공을 하나님께 돌린다.

    "선교방송도 재미있어야 합니다"

    1980년대 초반 ''새롭게하소서'' 진행을 잠시 맡기도 했던 구봉서 장로. 그는 CBS를 비롯한 기독교 채널에 대해서도 애정이 담긴 쓴 소리를 남겼다.

    "선교방송이라고 해서 무조건 목사님 설교만 나와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어요. 일반 방송처럼 재미있고 참신한 기획으로 기독교 신자들과 비신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프로그램들 속에 제가 기여할 수만 있으면 ''앉아만 있는 역할''이라도 꼭 참여하고 싶습니다"

    팔순이 넘은 나이지만 아직까지 하나님 앞에서는 ''막둥이''라며 해맑은 미소를 짓는 코미디언 구봉서. 화려했던 무대 인생을 뒤로 하고, 이제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남은 삶을 보내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는 오는 28일(수) CBS TV <새롭게하소서>를 통해 방송된다.

    ■ 새롭게하소서 - 코미디언 구봉서 장로 편

    * CBS TV (Skylife 412, 각 지역 Cable)- 본방 11월 28일(수) 저녁 10시- 재방 11월 29일(목) 오전 9시50분

    * CBS 표준FM- 11월 28일(수) 저녁 10시10분 (수도권 98.1Mhz)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