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비
감미로운 멜로디에 담긴 미성,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은 가사. 그러나 다소 밝아지고 한결 친숙해진 그녀. 가수 메이비의 2집 ''Luv Cloud''은 1집과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르다.
지난해 ''다소''로 데뷔해 주목을 받은 메이비가 2집을 발매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타이틀곡 ''못난이''는 연일 라디오에서 울려나오며 깊은 가을에 감성을 더한다. 1집 때 비해 조금 달라진 것 같다는 말에 메이비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1집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달라졌어요. 행복한 노래들도 많아졌고 전체적인 음반 색깔도 밝아졌죠. 의상 컨셉트도 짧은 치마 등 발랄하게 바뀌었고 생머리에서 벗어나 컬도 줬어요. 앞머리를 자르니까 더 어려보인다던데요.(웃음)"
2집은 1집의 총 프로듀서를 맡았던 김건우가 또다시 메이비와 호흡을 맞춰 만들었다. 플라이투더스카이의 ''사랑해''를 작곡한 하정호, 버즈의 ''남자를 몰라''를 작곡한 이상준 등 유명 작곡가가 대거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발라드 가수라는 인식이 강한 메이비가 이번 앨범에서는 팝록과 보사노바,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도 불렀다.
"여러 시도를 많이 해 봤어요. 노래가 다 슬프기만 하면 지치잖아요. 그래서 밝은 노래도 많이 섞었는데 그랬더니 나 역시 즐겁고 좋던데요. 앞으로도 여러가지 음악적 시도를 해 볼 생각입니다."
감성은 깊어지고 장르는 다양해졌지만 가사의 섬세함은 그대로다. 이효리의 ''텐미니츠''의 작사가로 이름을 알린 유명 작사가 메이비는 이번 앨범에서도 전곡의 가사를 썼다. 현실적이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가사들이다. "절절한 사랑을 못해봤지만 몰라서 더 잘 쓸수 있었던 것 같다"는 메이비의 말이 거짓말이 아닐까 의심이 갈 정도로 사랑의 미묘한 감정을 잘 담았다.
그녀의 감수성은 타이틀곡 ''못난이''에서 더욱 빛난다.
''편한 옷만 입어서 화장기 없는 얼굴이 지겨워져 떠난 것 같아. 아무리 예쁜 화장을 해도 아무리 예쁜 옷을 입어도 헤어지자고 말하는 니 앞에 내가 초라해져. 너를 사랑한 죄로 세상에서 내가 가장 못나보여''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지는 감정을 느껴보지 않고 이런 가사를 쓸 수 있느냐는 기자의 추궁에 메이비는 "인생 헛살았다 싶을 정도로 깊은 사랑을 못 해봤다"며 아쉽다는 눈치다.
앨범 타이틀 ''Luv Cloud'' 역시 사랑에 대한 감정을 표현한 것. "바람이 불면 사라지고 실체는 있지만 만지기 힘든 구름이 사랑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메이비가 직접 단 제목이다.
라디오 진행 통해 외로움도 떨치고, 신비스런 이미지도 사라지고 이성과의 사랑 대신 메이비를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자신의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들의 사랑이다. KBS 2FM에서 매일 오후 8시부터 ''메이비의 볼륨을 높여요''를 진행하고 있는 메이비는 "매일매일 집에 가기 싫을 정도로 라디오 진행이 재밌다"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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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청취자들의 반응을 보며 위로를 받아요. 청취자들도 내 라디오를 통해 외로움을 달래고 나 역시 청취자들에게 힘을 얻죠. 이번 개편도 잘 피해가서 계속 진행을 하게 돼 너무 기뻐요."
너무 좋아하는 일이라 웬만하면 라디오 진행은 펑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사람일이 마음같지는 않은 법. 메이비는 지난해 지방 행사를 갔다가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추어 버리는 바람에 라디오 방송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택시를 타고 서울에 가까스로 올라왔지만 방송에 1시간 늦었다. 1부 게스트인 일락이 방송을 대신 진행해 사태를 간신히 모면했다.
"DJ 자리에서 짤릴까봐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그 때만 해도 방송이 너무 조심스럽고 열심히 해야한다는 의지가 충천해 있었는데 그런 일을 겪으니까 무서워진거죠. 다행히 지금까지 짤리지 않고 잘 방송 하고 있어요."
라디오 진행은 그에게 외로움만 떨치게 해 준 게 아니다. 메이비는 라디오 진행을 하며 1집을 통해 얻은 신비한 이미지를 대신 친근한 이미지를 얻게 됐다. 방송에서 자신의 얘기를 스스럼없이 하면서 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결과다.
"친근한 여자 가수로 봐 주셔서 좋아요. 그만큼 노래도 친근하게 느껴 주실거라 믿거든요. 친근하게 다가가면서도 오랫동안 팬들 곁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신비함 대신 이웃같은 아득함으로 다가온 메이비가 자신의 이름 ''5월의 벌''처럼 바쁜 2집 활동을 펼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