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촬영이 끝난 후, 영화가 잘 되겠구나, 나도 잘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더 이상의 개성을 찾을 수 있을까 싶은 배우 봉태규. 그가 더 이상 독특할 수 없는 소재의 영화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봉태규가 주연한 ''''두 얼굴의 여친''''은 다중인격을 가져 전혀 다른 성격으로 돌변하는 여자친구를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BestNocut_R]
''''영화 속 제 캐릭터는 한국 영화 10년에 한 편 나올까 말까 하는 좋은 캐릭터인 것 같아요. 남자 배우라면 여자들이 좋아해 주는 캐릭터가 좋은 것 아닐까요.''''
영화 속 봉태규가 연기한 대학생 구창은 다중인격의 여자친구(정려원 분)를 상대하면서도 사랑 때문에 지극정성을 다하는 순진하고 착한 남자다.
''''''''훈남''''이라는 것 있잖아요. 구창이라는 남자의 성격이 그래요. 여자친구가 어떤 모습, 어떤 성격이건 간에 그 마음이 변치 않죠. 여자 관객이 볼 때 매력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요.''''
22
사실 이 영화는 다중인격을 가진 여대생 역할을 맡은 정려원의 1인 3역 연기가 주목을 받았던 작품. 그러나 그런 상대 연기자와 연기를 해야 하는 봉태규 역시 적지 않은 고민을 해야했다.
''''얼굴은 똑같지만 수시로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는 려원씨도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그에 대해 제각기 반응을 보여야 하는 저도 쉽지가 않았어요. 가녀린 얼굴에서 갑자기 폭력이 나오면 어떤 식으로 내 표정이 바뀌어야 하는 건지 감도 잘 안 오더라고요.''''
워낙에 여자 캐릭터가 강하다 보니 어려운 상대역이긴 하지만 자신의 연기가 묻혀버릴 수도 있는 상황.
''''예전의 저라면 이 역할을 안 맡았을 겁니다. 하지만 캐릭터를 파악하다 보니 구창이라는 사람의 캐릭터가 너무 좋은 거죠. 절대 여자 캐릭터 때문에 묻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거죠.'''' 코믹한 설정의 영화지만 한편에는 눈물도 안고 있는 영화다 보니 상황에 따른 배우들의 감정 설정도 나름의 과제였다.
''''억지스럽게 눈물을 유도하는 부분은 없어요. 격한 감정이 터지고 또 그런 감정이 풀어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러운 눈물이 나오게 되는 거죠.''''
영화 속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꼽히는 등대 신도 그런 과정 중의 하나였다.
''''안개가 많은 바닷가에서 24시간 꼬박 촬영을 했어요. 촬영 시간도 긴데다 감정을 어느 정도로 조절해야 하는지도 중요한 문제였고. 고생 많은 촬영이었죠.''''
다중 성격을 가지고 있던 여자친구가 실제 성격을 찾으면서 자신의 곁을 떠나게 된다는 상황이 현실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들다 보니 슬픈 감정 역시 잡히기 힘들었다.
''''감정 이입은 둘째 치고 그런 상황에서 여자친구를 떠나보낼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도 어렵더군요. 쉽게 놓아준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판단에 눈물도 안 나왔어요. 그래서 마음속으로 몇 명이나 죽여 가며 눈물을 흘려야 했어요.''''
어려운 촬영이었던 만큼 만족도도 높을 것 같은데 그 자신에 대한 평가는 야박하다.
''''영화 속 제 모습에 대해서는 55점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영화는 대중적인 작품으로써의 점수가 90점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