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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가수 보아와 출연한 CF에서 귀여운 웃음을 짓던 ''''소년'''' 장근석을 기억하는가.
이제 그 ''''소년''''의 모습은 없지만 장근석은 여전히 여성팬들의 ''''완소남''''으로 그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귀여운 모습은 여전하지만 어리지 않은 그의 모습과 젊지만 가볍지 않은 그의 연기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즐거운 인생''''.[BestNocut_R]
''''왕의 남자''''를 연출했던 이준익 감독이 전작에서 이준기를 차세대 스타로서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처럼 ''''즐거운 인생''''에서 장근석은 영화 속 진지한 분위기에 젊은 기운을 불어넣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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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은 인생의 질곡을 겪는 중년 가장들이 밴드 활동을 통해 삶의 힘을 얻는다는 내용의 영화.
정진영과 김윤석, 김상호 등 딱 ''''아저씨''''의 느낌이 나는 배우들이 실감나는 연기를 펼치는 반면에 이들을 이끄는 밴드 리더 장근석이 맡은 현준 역할은 젊은 세대를 대변한다.
이미 TV 음악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있고 아직 개봉은 하지 않았지만 전 출연작인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도 기타리스트 역할을 맡았던 장근석에게 기타와 밴드 스타일의 패션은 착 달라붙는 느낌.
하지만 단지 미소년 밴드의 느낌이 나는 외형적인 모습만이 ''''즐거운 인생''''에서 장근석이 자리 잡은 위치가 아니다.
겉모습 보다는 마음가짐이 컸어요''''역할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함께 출연하는 선배 배우들이나 감독님께 연기에 대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함께 출연한 선배들이 모두 연기로 좋은 평을 얻고 계신 배우들이시니 저도 그 선배들의 연기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말이죠.''''
장근석이 말하는 자신의 배우로서의 위치는 ''''이제 막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는 배우'''' 정도.
''''꼭 성인 연기자로서의 변신으로 말할 것이 아니라 연기 자체에 대한 진지한 생각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배우''''로서의 욕심이 생기는 시점에 만난 작품이라 배우고 싶은 욕심도 많이 났던겁니다.''''
3개월 동안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의 연기는 이제 성년을 맞은 장근석을 한 층 더 자라게 해줬다.
''''물리적 나이로 따져 아역을 벗어났다는 게 아니라 연기를 하는 제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졌죠. 제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구체적 틀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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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장근석은 배우라기보다는 ''''연예인''''이라는 호칭이 더 친숙했다. 훤칠한 외모 덕에 이런 저런 제안을 받기도 했고 가수로 데뷔할 뻔도 했다.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아요. 그저 주변 상황에 따라 시트콤이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활동을 해 온 거죠. 나름대로의 슬럼프를 겪은 후 뮤지컬에도 출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연기 자체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어요.''''
그런 면에서 보면 장근석이 영화 속 밴드 ''''활화산'''' 멤버들과 공연을 펼치는 모습은 다소 의외일 수도 있다.
''''가요 프로그램의 MC를 하면서 가수들에 대한 팬들의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반응이 상당히 부러웠었어요. 하지만 영화 홍보를 위해 공연을 할 때는 그보다는 무대 위에서의 열기와 정열에 빠져드는 거죠. 정말 매력 있어요.''''
젊은 연기자인 만큼 연기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동안 많은 경험을 하겠지만 궁극적인 도착점은 바뀌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 중요한 과정에 자리한 ''''즐거운 인생''''이라는 영화인만큼 촬영을 준비하는 과정 역시 전력을 다했다.
''''아저씨 밴드를 이끄는 20대 역할이잖아요. 그래서 하루 7시간 이상 악기 연습을 했어요. 앞으로 많은 시간이 흘러도 결코 아깝지 않을 시간이죠.''''
멋진 홍대 앞 밴드 보컬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도 보탰다. 노래를 할 때도 좀 더 반항적이고 터프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래할 때의 목소리도 바꿨다.
욕심을 버리니 오히려 내 모습이 더 잘보이더라''''극중 현준이는 시니컬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에너지가 넘쳐야 했어요. 그냥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걸로는 그 모습을 표현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목소리를 긁듯 거친 목소리를 내봤어요.''''
덕분에 영화 속 ''''아저씨 밴드'''' 멤버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멋진 현준의 보컬이 탄생했다. 그 목소리는 영화 홍보를 위한 음악 무대들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사실 전 TV 속 댄스 그룹들과 홍대 앞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사이에 위치한 사람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다른 선배들처럼 대학 밴드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문화를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게 장근석은 ''''즐거운 인생''''이라는 영화의 중심에 서 있다. 그가 특별히 대사를 많이 하지 않아도, 별난 행동을 하지 않아도 영화 속에서 확실한 인상을 남기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의욕이 많아서 뭔가를 많이 해보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아예 주연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튈 생각을 말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욕심을 버렸더니 오히려 관객들이 제 역할에 집중을 해주시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배우로서의 욕심 가득한 장근석이 마음을 비운 연기. 그 속에서 ''''즐거운 인생'''' 속 멋진 한 배우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