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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니스컹크 "음악해서 고깃집 할 생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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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니스컹크 "음악해서 고깃집 할 생각 없다"

    [노컷인터뷰]4집 ''MORE FYAH'' 발표한 레게듀오 스토니스컹크

    스토니스컹크

     



    강단 있는 두 남자다.

    국내서는 흔하지 않은 레게를 음악의 길로 정하고,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가 빌보드까지 섭렵한 것도 모자라 한창 주가를 올리던 중 돌연 ''군입대''를 결정한 것은 스토니스컹크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행보다.

    스컬(조성진·28)과 에스쿠시(김병훈·23)가 4집 ''모어 피야(MORE FYAH)''로 돌아왔다. 새 음반을 내놓자마자 스컬의 군입대 소식이 날라왔다.

    세상은 가혹하다. 불과 한 달 전 스컬은 미국에서 내놓은 싱글 ''붐디붐디''로 빌보드 ''핫 R&B 힙합 싱글즈 세일즈'' 부문 4위에 오르며 화제를 낳았다. 국내 음악인이 순수 창작곡으로 세계 음악의 중심 미국에서 이룬 성과로 높이 평가받았다.

    2003년부터 변함없이 함께 음악을 만들고 있지만 스컬의 성과 덕분에 스토니스컹크는 폭넓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때마침 4집을 발표하자 대중의 관심은 더 높아졌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스컬의 소식을 보도했다.

    "연락 뜸했던 사람들까지 전화가 많이 왔다. 같이 사업하자는 제의도 있었는데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 테니 얼굴과 이름만 빌려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 음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되는 상품 아니다"

    스컬은 주변의 뜨거운 반응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작업할 뿐인데 자신을 보는 주위의 시선이 달라진 게 낯설 뿐이다. "우리의 음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되는 상품이 아니다"라고 여러 유혹을 거절한 스컬은 "가야 할 길이 있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떠보자''라고 마음먹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했다.

    [BestNocut_R]"한국이나 미국에서나 음악적 색깔은 똑같다. ''붐디붐디''는 한국에서 먼저 발표하고 그대로 미국에서 내놓은 노래다. 그런데 인정받은 것이다. 음악색깔을 발부터 머리까지 바꾸려고 했던 게 아니라 스토니스컹크의 연장선이다."

    스컬의 주관은 뚜렷했다. 국내서든 미국에서든 하고픈 음악을 할 뿐, 인정받는 건 다음 문제라는 투였다.

    지난해부터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시장을 모색해온 스컬과 달리 에스쿠시는 국내에 머물렀다. 둘이 떨어지자 세간에서는 ''곧 해체할 것 아니냐''는 말도 들렸다.

    에스쿠시는 진심인지, 과장인지 모를 느낌으로 음반에 ''에스쿠시 무시하니''란 곡을 수록했다. 승승장구하는 스컬에 비해 자신은 미약하다는 자조 섞인 내용이다. 이 노래에서 에스쿠시는 거침없는 말들로 불만을 토로한다. 방송사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만큼 불만의 수위가 높다.

    "뭔가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할 지 난감했다"라는 에스쿠시는 "솔직한 표현이라기보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자극적인 말이 진심인지를 밝히지 않은 채 다음 트랙에 담긴 곡 ''LA 스토리''를 꺼내며 "에스쿠시와 스컬이 연달아 각자 느낀 불만과 한계를 솔직히 고백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터니스컹크

     



    여러 색깔로 춤추는 멜로디의 향연

    음반에 담은 14곡은 모두 스토니스컹크의 자작곡이다. 1년간 미국에 머물던 스컬과 서울의 에스쿠시는 이메일을 보내면서 음악을 함께 완성했다. 레게 안에서 여러 색깔로 춤추는 멜로디의 향연이 때론 자메이카 햇볕처럼 따갑고, 때로는 저녁노을처럼 부드럽다.

    타이틀곡 ''자장가''는 레게로 표현한 사랑이 뜨겁다. 리듬은 경쾌하지만 스컬과 에스쿠시의 목소리는 꽤 슬프다. 대중성을 더한 까닭에 다른 수록곡에 비해 듣는 부담도 덜하다.

    레게를 추구하는 그룹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비슷한 음악군에서는 첫 손에 꼽히는 스토니스컹크는 "4집 노래 중에 프로모션을 생각해 만든 노래는 없다"라고 했다. "음악 해서 고깃집 낼 생각도 없고 쇼핑몰할 생각도 없다"라면서 "음반을 냈다는데 의미가 크고 하루하루 열심히 노래할 뿐"이라고도 했다.

    스컬은 좀 더 구체적으로 가고 싶은 길을 밝혔다.

    "1998년 힙합을 시작하면서 10년간 열심히 했는데 어느 순간 무엇 때문에 음악을 시작했고 왜 하고 있는지 생각나지 않았다. 멋있는 꿈을 이루기에는 아직도 부족하다. 기본이 없으면 끝이다."

    스컬 "죽기 전에 멋있는 노래 한 곡은 남기고 싶다"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믿음으로 음악을 함께 할 수 있는 데는 유년기부터 우정을 쌓은 덕분이다. 스컬이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교회 동생으로 만난 에스쿠시는 이후 스컬을 따라 음악을 배웠고 레게 그룹까지 이루고 있다.

    둘이 꿈꾸는 음악적 욕심은 서로 성장에 미친 영향만큼이나 비슷하다.

    "죽기 전에 멋있는 노래 한 곡 남기고 싶다"라는 스컬은 "밥 말리처럼 음악인이 죽고 그 사이에 아무리 좋은 노래가 많이 나와도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불리는 음악을 꿈꾼다"라고 했다.

    에스쿠시는 "1집을 발표했을 때는 어려운 숙제를 끝낸 기분이었는데 앨범 수가 쌓일수록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것 같다"라며 "순수하던 음악적 욕심을 잊지 않고 언제나 행복하게 음악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음악적 성과를 일부분 인정받은 스토니스컹크는 오는 27일 스컬의 군입대를 계기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스컬이 현역으로 복무하는 2년간 에스쿠시는 혼자 음악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스토니스컹크는 "어쩔 수 없다면 받아들이겠다"라고 웃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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