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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까뻔쩍'' 찜질방에 사라지는 ''추억의'' 대중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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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욕탕

     

    대중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서민들의 시름을 시원스레 벗겨주던 대중목욕탕이 최근 24시간 대형 찜질방 등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있다.

    경기 불황 여파에다 유류비 급증 및 목욕 문화 변화에 따른 이용객 감소로 경영난을 겪어오던 대중목욕탕이 사우나와 헬스클럽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매머드급'' 찜질방 앞에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

    ◇4년새 70개 폐업 = 21일 광주시목욕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광주지역 목욕장 업소는 290여 개로, 2003년 360여 개에 비해 불과 4년 사이 20% 수준인 70여 개나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평균 10여 곳이 폐업을 한 셈이다.

    이에 반해 대형 찜질방은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해 현재 영업중인 목욕장 업소 290여 개 가운데 16%(40여개)를 차지할 만큼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북구의 경우 2001년 2개의 찜질방이 첫 선을 보인 이래 이날 현재 9개의 찜질방이 성업중인데 반해 같은 시간 대중목욕탕은 20여 개가 폐업해 95개가 영업중이다. 그나마 6개 대중목욕탕이 여름철 폭염에 따른 경영난 등으로 휴업 상태다.

    [BestNocut_L]특히 북구의 경우 지난 해와 올해 들어서만 10개의 대중목욕탕이 폐업해 불황의 여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51개 목욕탕과 4개 찜질방이 영업중인 남구의 경우 지난 4년 사이 10여 개 목욕탕이 폐업신고를 한 가운데 올 해도 6곳이 명의변경을 신청해 업종 전환을 꾀하고 있다.

    목욕협회 한 관계자는 "대개 7, 8월께 목욕업계가 대거 휴업에 들어간 뒤 9월에 영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매년 곧바로 폐업하는 업소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24시간 찜질방·주택내 목욕시설 완비
    = 대중목욕탕이 이처럼 사양길로 들어선 것은 목욕 문화 변화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참살이(웰빙) 바람을 타고 위생 관념이 높아진 데다, 일반주택과 아파트 거주민들이 과거와 달리 목욕시설을 갖춰 집안에서 샤워하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된 것 등이 목욕탕 인구 감소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

    또 경기 불황에다 유류비 부담까지 겹쳐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목욕 이용객이 꾸준히 줄어 경영에 적잖은 압박을 준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4년 전부터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가족 단위 24시간 찜질방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동네 대중 목욕탕 이용객을 흡수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중목욕업계가 대형 찜질방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 등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수요 등을 무시할 수 없어 뜻을 이루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광주시 목욕협회 정천식 회장은 "대중목욕탕 업계의 불황은 앞으로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획기적인 영업 개선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동네에서 목욕탕이 자취를 감출 날도 멀지 않았다. 가족끼리 목욕을 하며 정을 나누는 독특한 ''한국의 정''도 사라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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