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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공포영화 같지 않은 고품격 공포영화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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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담'', 공포영화 같지 않은 고품격 공포영화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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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담''(奇談)(정범식 정식 감독, 도로시 제작)은 영화의 배경은 일제시대 말기인 1942년 2월 경성, 그러니까 서울의 한 병원(안생병원)에서 벌어진 세가지 이야기다.

    세가지 이야기는 두시간여의 러닝 타임동안 삼등분돼서 옴니버스 처럼 펼쳐지지만 이 일화들은 씨줄과 날줄 처럼 엮여있다. 세 에피소드가 상관관계를 가져야 된다는 강박을 떨친 정가 형제 감독은 안생 병원이라는 한 공간에 이들 주인공을 모아놓는 것 만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무언가 인과관계가 잇는 듯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다. 공간의 일치, 주인공들의 각자 시각과 위치와 역할만으로 씨줄과 날줄처럼 엮일 수 있는 새로운 작법을 보여준 것.

    의학도이자 병원 원장의 사위로 내정된 정남(진구)은 어느날 영안실에 들어온 꽃다운 젊은 여인의 시체를 접하고는 형용하기 어려운 ''애''(愛)의 감정에 사로잡힌다. 정남과 여고생 시체의 영혼 결혼식 장면이나 둘 사이의 세월의 흐름을 표현한 사계절의 속도감있는 변화가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영상미를 표현해냈다.

    [BestNocut_R]두번째 에피소드에서 한 소녀 아사코(고주연)는 어머니의 새 아버지가 될 남자에 대한 환상을 품는다. 내남자로서의 묘한 경쟁 심은 결국 돌이킬수 없는 파국을 부르고 그 과정에서 혼자 살아남은 아사코의 악몽은 하나의 기담으로 형성됐다.

    마지막으로 동경 유학생 의사 부부 김인영(김보경)과 김동원(김태우)은 안생병원으로 일정보다 앞당겨 귀국한다. 아내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남편 김동원. 그리고 잇단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연쇄 살인사건과 귀신이 된 아내의 혼령을 믿는 남편이 깔아주는 복선은 알듯 모를 듯 관객을 몰입시킨다.

    올해 여름 극장가에 유난히 공포영화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지만 계절적 특수를 노리는 기획영화의 범람으로 평가되면서 관객들에게 외려 냉대를 받는 와중에 이처럼 오아시스 같은 세련된 공포영화를 만난 건 반가운 일이다.

    슬래셔 무비도 아니고 얼굴을 찡그리게 하거나 귀를 괴롭히는 요란한 효과음으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는 영화들과 달리 ''기담''은 옷으로 말하면 몸에 똑 떨어지는 ''피트''된 깔끔함을 준다.

    1942년. 일제치하의 하 수상한 정치적으로 억압적 분위기는 화면에서 찾을 수 없다. 영화에서 차용해온 시대적 배경은 오히려 그 시대가 주는 이국적이고 짐짓 일본 풍의 그로테스크한 모습들이다. 병원의 모습은 마치 현재 한국은행 건물이나 시청 건물처럼 일제식 건축물의 느낌으로 낯설지만 친숙하게 다가온다. 목조로 구성된 해부실이나 병실의 모습도 마찬가지.

    공포영화의 이야기를 구축하는 원한과 저주, 한, 콤플렉스라는 상투적 소재는 찾아볼수 없다. 외려 각자의 에피소드를 구축하는 기이한 이야기가 관객에게 색다른 서늘함과 체험을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두 형제 감독의 이제 첫 번째 작품이라는 사실에 놀랍고 다음 작품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올 여름 굳이 공포영화와 다른 장르의 영화를 포함해 한 편 고르라면 ''기담''을 고르는데 주저하지 않을 듯 싶다. 1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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