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
김부선만큼 세상의 오해와 편견 그리고 환호가 엇갈리는 배우는 드물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까지 스크린을 누빈 여배우지만 미혼모이며 대마초 흡연 전과자이기도 한 그는 대마초 비범죄화 운동을 주도하는 운동가로 더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15일 오후 10시 50분 방송하는 EBS TV 심층 인터뷰 ''시대의 초상''은 김부선의 과거와 현재를 그의 입을 통해 전하며 우리 사회의 여러 모습을 들춘다.
촬영을 마친 제작진은 "그동안 어떤 인터뷰에서도 담지 못했던 김부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서 "5공 정권부터 지금까지 목격한 사법부와 우리 사회 지도층의 거짓과 위선을 생생한 체험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로티시즘 영화에 출연한 당대의 여배우는 ''배우''로 불리는데…"1980년대 정권은 에로티시즘 영화를 무더기로 제작해 상영했다. 이때 ''애마부인 3''의 주인공 염해리(김부선의 예명)로 데뷔한 그는 서구적 스타일과 독특한 분위기로 부상한 패션모델이었지만 한 번도 연기수업을 받지 못하고 영화에 뛰어들었다.
김부선은 "''애마부인'' 상대역이던 이정길을 비롯해 숱한 에로티시즘 영화에 나왔던 당대의 여자 연기자들은 배우로 불리는데 왜 내게만 ''에로배우''란 꼬리표가 붙느냐?"라고 반문한다.
"한 장면을 나와도 기억에 남는 배우이고 싶다"라는 그는 "고상한 척 하지만 위선에 가득 찬 특권층 사모님 역할은 정말 잘할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침체기를 겪다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와 드라마 ''불새''로 제2의 연기 인생을 맞은 김부선은 최근 출연한 영화 ''황진이''에서 또 한 번 강한 인상을 남기며 연기의 맥을 이었다.
대마관리법 제정 후 처음으로 ''대마 비범죄화 투쟁'' 나서 김부선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마 비범죄화'' 주장.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마약당국이 연예인 구속에 열을 올리는 진짜 이유가 있다"면서 "국회의원 등 지도층이 대마초를 피워도 처벌받지 않는 건 정관계 커넥션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정법 위반은 인정하지만 단순 흡연자와 대마 소지자까지 구속해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외국 여러 나라처럼 벌금형으로 처벌 수위를 낮추거나 비범죄화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BestNocut_L]박정희 정권의 대대적인 ''대마초 연예인'' 구속 퐁푹 이후 1976년 대마관리법이 제정된 지 30년만에 처음으로 대마 비범죄화 투쟁에 나선 그는 박찬욱 감독, 강산에, 신해철 등의 지지를 얻어 지난 2004년 대마를 마약으로 규정한 마약류관리법에 위헌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소송비도 자비로 부담한 김부선이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도 왜 이토록 대마 비범죄화를 주장하는지는 이날 방송에서 밝혀진다.
이 밖에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초청한 파티를 거절한 사연과 일본도로 김부선을 조롱한 검사 이야기, 4·3 항쟁 피해자인 어머니와 얽힌 슬픈 가족사 등 지금까지 언론에서 만날 수 없던 김부선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대의 초상''을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