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10년 DJ 임수민 아나운서, "출산 2시간만에 라디오 연결도"

10년 DJ 임수민 아나운서, "출산 2시간만에 라디오 연결도"

KBS 2라디오서 ''희망가요'' 10년 진행 임수민 아나운서 "정년퇴임할때까지 진행하고 싶어"

d

 

라디오 DJ 하면 으레 이문세 유열 배철수 등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묵묵히 오랜 시간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한 DJ는 그들만 있는 게 아니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40) 역시 오는 4월 KBS 2라디오(106.1MHz) ''이호섭 임수민의 희망가요'' 진행 10주년을 맞는다.

91년 KBS 18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임 아나운서는 97년 4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방송인 생활 16년 가운데 10년을 이 프로그램과 함께 한 셈. 이에 앞서 94년부터''스튜디오 89.1'' ''팝스 퍼레이드''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을 감안하면 임 아나운서의 DJ 경력은 무려 13년에 이른다.

임 아나운서는 그간 ''찬찬찬'' ''찰랑찰랑'' 등으로 유명한 작곡가 이호섭 씨와 호흡을 맞췄다. 라디오에서 이들처럼 오랫동안 함께한 더블 DJ도 그리 많지 않다. 임수민-이호섭 커플 외에 MBC 라디오의 강석-김혜영, 교통방송의 배한성-송도순이 남녀 장수 라디오 DJ로 꼽힌다. 그러나 배한성-송도순 커플이 조만간 마이크를 내려놓게 되면서 임수민-이호섭 커플은 강석-김혜영 다음으로 오랜 시간동안 호흡을 맞춘 DJ로 남게 됐다.

TV 프로그램과 달리 라디오 프로그램은 매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10년간 DJ 마이크를 잡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 어려운 일을 해낸 만큼 그간 임 아나운서는 많은 일을 겪었다.

"라디오를 진행하며 두 아이를 낳았어요. 2002년 둘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에는 출산 1시간 반 만에 전화로 청취자들에게 출산 보고를 했죠. 서른에 이 프로그램을 맡았는데 지금은 마흔입니다. 처음에는 성인가요 프로그램을 맡은 게 내 나이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러워졌어요. 힘지어 지금은 우리 아이들까지 트로트를 흥얼거려요."

지난 10년간 잊을 수 없는 청취자도 많았다. 특히 간판 코너인 ''전화 노래방'' 코너에 출연한 도전자들 가운데 기억에 남는 사람이 많다.

"한 도전자는 암환자였어요. 이 도전자는 결국 연말 결선에까지 올라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출연자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게 됐다고 들었어요. 또 도전자 가운데 몇 명이 현재 음반을 내고 기성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밖에도 부산 자갈치 시장, 노숙자 쉼터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진행한 공개방송도 기억에 남는 추억이다. 또 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희망가요''의 일지를 적어 보낸 청취자와 전국의 특산물을 보내주며 응원을 펼치던 많은 청취자들도 모두 임 아나운서의 기억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f

 

임 아나운서가 오랫동안 이렇게 라디오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라디오라는 매체의 매력 때문이기도 하다.

"정치외교학과 출신이라서 처음 아나운서가 됐을 때 시사프로그램이나 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성인가요 프로그램 10년 DJ가 됐네요.(웃음) 지금은 이 프로그램 DJ라는게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청취자들의 사연을 들으면 내가 힘이나요. 방송이 즐거우려면 방송 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스튜디오에 들어서는데 방송을 하다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아요."

10년간 성인가요 DJ로 활동하며 노래를 흥얼거리다보니 어느덧 트로트 전문가가 다 됐다는 임 아나운서. 임 아나운서는 "''전화노래방'' 심사위원인 정풍송 씨 등 작곡가들이 노래를 한 곡씩 써 준다며 성인가요 앨범을 내라는 제의까지 하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KBS 2 라디오는 두 MC에게 지난 10년간의 노력에 대한 공로로 다음 달 2일 생방송 스튜디오에서 ''골든 MC 마스크''를 수여할 예정이다. 두 MC의 안면 부조상을 담은 ''골든 MC 마스크''는 KBS 라디오 생방송 스튜디오에 영구 보존된다.

이미 걸어온 길이 10년. 그러나 임 아나운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오히려 각오를 다진다.

"''희망가요''에는 제 30대 인생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어요. 방송이 내 맘대로는 되지는 않지만 KBS가 계속 기회를 준다면 라디오는 정년퇴임할 때까지 진행하고 싶어요."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