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복절 새벽 붉은 악마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아테네=연합뉴스)
(아테네=CBS특별취재단) 한국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북미의 강호 멕시코를 제치고 8강 진출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한국은 15일 새벽 2시 30분 그리스 아테네 카리아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A조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김정우의 중거리 결승골로 멕시코를 1:0으로 눌렀다.
이로써 한국은 1승 1무를 기록했으나 이날 같은 시각 벌어진 그리스와 말리의 경기에서 말리가 그리스를 2: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 골 득실에서 말리에 뒤져 A조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마지막 남은 말리와의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진출하게 된다.
말리가 그리스를 꺽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상 말리보다 한수 위로 평가되는데다 그리스와 멕시코전을 거치면서 한국선수들이 안정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어 마지막 남은 말리전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의 희망이 한층 높아졌다.
한국과 멕시코와의 경기는 한국이 월드컵 4강국임을 유감없이 발휘한 한판이었다.
한국은 전반 초반 멕시코에게 다소 밀리는 듯 했으나 전반 10분을 넘어서면서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멕시코를 잠재운 결승골은 전반 15분 수비형 미드필더 김정우의 오른발에서 터졌다
이천수가 멕시코 진영 왼쪽을 깊숙히 파고 들며 골라인 지점에서 어렵게 센터링을 날린 볼을 멕시코 골키퍼가 넘어지면서 어렵게 쳐냈고 문전 혼전 상황에서 볼이 흘러나오자 페널티박스 중앙 외곽에서 김정우가 달려들며 마음놓고 통렬한 오른발 캐넌 슛을 날렸다.
김정우의 슛은 골키퍼가 전혀 손을 쓸 수 없게 완벽하게 멕시코의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이후에도 이천수를 중심으로 그라운드를 폭넓게 쓰며 정경호 조재진과 함께 좌우측면을 흔들며 멕시코를 괴롭혔으나 추가골을 얻지는 못했다.
반격에 나선 멕시코는 전반 22분 브라보가 수비수를 제치며 오른발 로빙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김영광이 쳐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어 24분에도 마르티네스가 한국진영 오른쪽에서 중거리 슛을 날렸으나 만회골을 넣는 데는 실패했다.
후반들어 정경호 대신 최성국을 투입하고 이천수 대신 최태욱으로 교체해 추가골을 노렸다.
교체 투입된 최성국과 최태욱은 빠른 발을 이용해 멕시코 진영을 흔들면서 두세차례 2:2 찬스를 만들어 내고 상대 진영 페널티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으나 마무리 난조로 추가골을 얻는데는 실패했다.
멕시코도 후반들어 시냐를 중심으로 만회골을 넣기 위해 총력전을 폈으나 수비수 조성국과 노련한 유상철의 한발 앞선 커버로 무릅을 꿇었다.
대회 첫날 우리선수단의 부진 속에 축구가 광복절 새벽 승전보를 안겨 우리선수단은 물론 이곳 교민들에게도 큰 위안을 주었다.
| 한국.멕시코 감독 소감 |
▲김호곤 한국 감독= 일단 승리해 기쁘다. 힘든 경기를 치르면서도 끝까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줘 감사한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경기해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우리는 스피드가 좋은 팀인데 날씨가 더워 제대로 기동력이 살아나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승리하겠다는 집념을 버리지 않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말리 경기에 대해서는 이미 분석해놓은 것이 있다. 말리가 그리스를 이기는 바람에 마지막 경기에서는 무승부만 기록해도 8강에 오르지만 비겨도 되는 경기가 오히려 더 어렵다. 최상의 공격이 최상의 수비라고 항상 생각한다. 안전한 플레이를 하면서도 꼭 승리하는 경기를 이끌어나가겠다.
정경호의 투입을 놓고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다. 멕시코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스라엘 로페스를 봉쇄하기 위해 시스템을 3-4-1-2로 포메이션으로 바꾸고 이천수와 정경호를 번갈아 플레이메이커 자리에 놓았다. 투톱의 손발이 잘 맞지 않았지만 다들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공격수들에게 득점할 수 있는 기회까지는 많이 왔는데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앞으로는 집중력을 더 가지라고 지시할 것이다.
▲호르헤 캄포스 멕시코 코치= 리카르도 라볼페 감독은 기자회견을 하기 원하지 않는다. 오늘 골을 넣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한국 수비가 워낙 강해 실패했다. 공격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