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이거 타동사인데 자동사로도 쓸 수 있는거야?" 한국사람들이 필자가 만든 영어문장을 보면 자주 이런 말을 하는데 필자는 항상 "문법이 먼저 생겼나요? 언어가 먼저 태어났나요?"라고 반문한다.
한 번 자동사는 끝까지 자동사, 한 번 타동사는 죽어도 타동사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해병대 모토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만 언어를 다루면 스스로에게 마음의 벽을 만드는 셈이 된다.
데이트를 끝낸 뒤 여자친구가 집에 갈 때까지 바래다주는 것은 당연한 예의다. 이때 "Can I drive you?"라고 말하면 100점 만점(full marks)의 제안이 된다.
''drive''를 그저 차를 몰다로만 기억하는 독자들은 이런 문장은 만들 수 없다. ''drive''는 ''차로 ~를 바래다주다''로도 쓰이는데 ''to give someone lift'', ''to give someone ride''와 같은 말이지만 더 간편하다. ''~을 비틀다'', ''~을 우겨넣다''라는 의미의 ''squeeze''도 타동사만은 아니다.
러시아에서 오랫동안 유학하던 친구가 어느날 결혼을 한다고 해서 찾아가니 눈이 파랗고 머리가 반짝거리는 금발의 러시아미인이 신부감이란다.
그런데 이 친구의 서울아파트에 가보니 너무나 좁고 협소하다.
이런 집에서 부인은 물론 장인, 장모님, 처남, 처제까지 함께 살려고 한다는 말에 놀라니 이 친구는 태연하게 "모스크바 기준으로는 이런 집도 온 식구가 다 들어갈 수 있다(By the Moscow standard, all the family members can squeeze into this apartment)"라고 태연하게 말한다.
요즘이야 인터넷이 발달해 이런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 없지만 옛날 스파이들은 비밀문서를 전달할 때 특수잉크를 사용했다.
''If you wet this, the letters will float(물에 적시면 글자가 드러난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float''는 단지 물에 뜨다라는 말 외에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낼 때도 쓴다.
참고로 스파이물에 관심이 있는 독자가 있다면 스파이들은 편지를 남길 때 표면(surface)이 딱딱한 물체에 대고 글씨를 쓴다.
글자가 뒷면에 배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데 영어로는 ''to prevent it from leaving its impression on the surface''라고 말한다.
자동사, 타동사 때에 따라서는 명사도 동사처럼 쓰는 사고를 가지자.
※필자는 영어, 독일어, 에스파냐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등 5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한국 토박이로, ''교과서를 덮으면 외국어가 춤춘다''의저자이기도 합니다.